[단독]‘타짜2’ 싸이더스, 코오롱 일가 前대표에 100억대 매각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09.29 13: 50

업계 매물로 나와 영화계의 큰 관심을 모았던 ‘타짜2’ 제작사 싸이더스픽쳐스가 이한대(37) 전 대표에게 매각됐다. 정확한 금액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당초 예상됐던 인수가액의 두 배 수준인 100억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 영화 관계자는 29일 “싸이더스픽쳐스 매입을 위해 이한대 전 대표와 IHQ 정훈탁 대표가 우선협상자 선정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 결과,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이 대표가 매입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됐다”고 말했다. 당초 거론된 예상가 50억 원대를 월등히 뛰어넘는 액수라 매각 주체인 KT도 눈을 의심했다는 후문이다.
부채 탕감과 재원 마련을 위해 영화사를 팔기로 한 KT 입장에선 이석채 전 회장 시절 재임했던 이한대 전 대표에게 회사를 넘기는 게 여러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할 수 있어 내심 꺼리는 분위기였지만 파격적인 액수를 제시한 만큼 이 대표를 인수자로 최종 선정했다.

싸이더스픽쳐스는 1995년 우노필름 창립작 ‘돈을 갖고 튀어라’를 시작으로 지난 19년간 70여 편의 한국 영화를 제작, 배급한 국내 최대 라이브러리를 보유한 영화사다. 현재 장부가액은 70억 원선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비트’ ‘8월의 크리스마스’ ‘화산고’ ‘봄날은 간다’ ‘살인의 추억’ ‘범죄의 재구성’ 등을 제작하며 한때 히트작의 산실로 불렸지만 2005년 KT에 매각된 뒤 김미희 차승재 공동 대표가 잇따라 떠나며 급격히 사세가 기울었다. 직접 제작한 ‘킬미’(09) ‘이층의 악당’(10)에 이어 배급작 ‘카운트다운’(11) ‘커플즈’(11)가 차례로 흥행 고배를 마셨고 3년 만에 ‘타짜-신의 손’ 흥행으로 자존심을 회복했다.
 너무 비싼 인수가액 때문에 '승자의 저주'라는 말도 나오지만 다른 시선도 존재한다. 30억 원에 이르는 통장 잔고와 매년 발생되는 저작권 수입, 여기에 흥행이 검증된 프랜차이즈 영화 ‘타짜’ 3~4편의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자금력과 사업 의지만 뒷받침된다면 얼마든지 전성기를 재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한편, 싸이더스픽처스의 새 오너가 된 이한대 대표는 고려대 사학과와 MBA 출신으로 코오롱 그룹 이웅렬 회장의 조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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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더스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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