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복싱의 대들보인 한순철(30,서울시청)은 남자 복싱 라이트급(60kg) 8강전에서 요르단의 신예 알카스베 오바다 모하메드 무스타파(20)을 만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손가락 부상을 안고 사각링 위에 올랐지만 알카스베의 기세를 넘지 못하고 판정 끝에 0-3으로 졌다.
심판이 알카스베의 손을 들어주는 순간, 관계자석에서 지켜보던 요르단 관계자와 취재진은 격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8강전에서 승리, 이제 막 동메달 하나를 확보한 상황임에도 마치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것처럼 기뻐했다 .
이유가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요르단은 아직 메달이 단 하나도 없다. 최소 동메달을 확보한 알카스베가 첫 메달인 셈이다. 무등을 탄 알카스베가 믹스트존으로 나오자 요르단 협회 관계자와 취재진 모두 그를 둘러싸고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는 승자에게만 불러 준다는 요르단 전통 노래를 목청껏 불렀다.

알카스베는 "고국에서 내게 기대하는 국민들이 많다.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승리를 거둬서 정말 기쁘다"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요르단 선수단 관계자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축구와 복싱 정도에서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요르단 축구가 졌다.(8강전에서 태국에 0-2로 패배) 요르단 대사도 왔었는데 거의 눈물을 터트릴 분위기에서 경기장을 떠나셨다"면서 "복싱도 우리가 기대를 걸고 있는 종목이다. 아직 4명이나 남아 있고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알카스베는 금메달을 기대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벌써 메달합계 200개를 넘은 중국, 그리고 100개를 넘기고 있는 한국과 일본에서는 동메달 하나에 나라가 떠들썩해지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대회 개막 12일 만에 첫 메달을 따낸 요르단에는 알카스베의 승전보가 너무 반갑다. 이 관계자는 "태권도도 우리가 강하다. 기대를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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