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크리켓] 불굴의 男 대표팀, 최강에 맞서는 의지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9.30 07: 19

감격의 공식경기 첫 승이자 국제무대 첫 승리를 따낸 남자 크리켓 대표팀이 최강의 맞수를 만난다. 첫 승의 기세로 거칠 것이 없는 한국은 도전 그 이상의 결과를 꿈꾼다.
이화연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29일 인천 연희크리켓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크리켓 A조 예선 2차전인 중국과의 경기에서 88-82로 승리했다. 조별예선에서 1승 1패를 거둔 한국은 준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이 승리는 지금까지 국제대회에 참가한 적이 없던 한국의 공식경기 첫 승이기도 했다. 감격의 첫 승을 맛본 한국은 오는 30일 우승후보인 스리랑카와 준준결승전을 치른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크리켓 대표팀을 구성하며 이 감독과 대한크리켓협회는 야구선수 출신들을 다수 뽑았다. 야구로 기본기가 갖춰진 이들은 지난해 인도 전지훈련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피지를 거치며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그 결과 5~6년 전부터 활동해온 중국을 제압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음 상대는 금메달에 가장 근접한 후보인 최강 스리랑카다. 크리켓 강국 인도와 파키스탄이 세계선수권 준비를 위해 이번 아시안게임에 빠진 가운데 스리랑카는 방글라데시와 함께 강력한 금메달 후보 중 하나다. 이 감독은 대회 전부터 “스리랑카와 방글라데시는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경계했다.
세계 최강과의 승부는 남다른 감회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 감독은 중국전 직후 “스리랑카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좋은 기회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선생님이다. 스리랑카 선수들의 영상을 보며 연습했는데, 이제 맞붙게 됐다”는 것이 이 감독의 설명.
그러나 감탄만 하고 있지는 않았다. 이 감독은 “스리랑카는 지금 세계무대를 휩쓸고 있을 정도로 강하지만, 단순히 한 번 경기를 해본다는 생각보다는 반드시 잡아서 지금까지 노력한 것이 헛되지 않게 하고 싶다”며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스리랑카에 맞서 단순한 선전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은 이 감독뿐만이 아니었다. 빼어난 장타력을 앞세워 중국전에서 혼자 33점을 만들어낸 성대식(27, 인천크리켓협회)은 “대회가 시작되기 전에 전승을 생각했다. 첫 경기에 타격 밸런스가 좋지 않았는데, 중국전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뛰었다. 스리랑카전에서도 이기기 위해 덤빌 것이다.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주장 김경식(30, 인천크리켓협회)도 도전의 의지를 품었다. 김경식은 “(중국전) 수비 때 마지막에 여유가 있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진 것 같은데 보완해서 스리랑카와 상대하겠다. 강팀이지만 해볼 때까지 해보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첫 승을 한 뒤에 누가 가장 먼저 떠올랐냐는 물음에는 두 선수의 대답이 엇갈렸다. 성대식은 “운동을 다시 시작한다고 할 때 걱정해주셨던 어머니가 제일 먼저 생각났다”고 전했다. 김경식은 “모든 경기가 끝나면 생각해보겠다. 누군가를 떠올리는 것보다 지금은 다음 경기만 생각하고 있다”는 말로 승부욕을 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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