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이 자라지 않아 놀림을 당하는 7살 민경이가 ‘안녕하세요’에 등장했다. 민경이의 어머니는 방송 출연이 옳은 결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딸이 예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도와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지난 29일 방송된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는 김종서, 소연, 효민, 에일리가 출연해 시청자의 고민을 함께한 가운데,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는 딸 때문에 고민인 민경이 엄마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이날 민경이 엄마는 “초은이가 ‘안녕하세요’ 출연 후 밝게 잘 지내다는 말을 듣고 사랑스러운 딸을 위해 용기를 냈다”라며 ‘안녕하세요’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민경이 또한 초은이처럼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아픈아이인 것.

민경이 엄마는 “민경이는 태어날 때부터 지금껏 머리카락을 5~6cm 이상 길러본 적이 없다. 모두 후드득 빠져버린다”라며 “답답해서 병원을 가보아도 원인도 치료법도 없는 상황이다. 어떤 병원에서는 2차 성징에 머리카락이 날 수 있다고 하고, 다른 병원에서는 평생 이렇게 살 수도 있다고도 한다”라며 민경이의 병명이 의사조차 이유를 모르는 정체불명 탈모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문제는 민경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 민경이 엄마는 “딸의 머리에는 모자를 덮어줄 수 있지만 상처 난 아이의 마음은 어떡해야 할까요”라며 민경이를 빤히 쳐다보고 관찰하며 ‘골룸’이라고 놀리기까지 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소개해 좌중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집에서는 밝고 당찬 장녀지만,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밖에만 나가면 고개를 푹 숙인채 엄마의 뒤에 숨고 친구도 제대로 사귀지 못하는 7살 민경이.
현재 민경이의 부모님은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하는 딸을 위해 더 좋은 환경을 찾고 있다. 그러나 민경이가 시골학교로 입학하는 것보다 근본적인 것은 사람들의 시선 변화일 터. 민경이 엄마는 “민경이가 집에서 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당당하게 지낼 수 있도록 무관심하게 지나쳐 가주세요. 혹은 ‘예쁘다’는 말 한마디가 딸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 민경이가 어디서든 자신감 갖고 잘 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절절하게 부탁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런 엄마의 간절함이 전달됐을까. 녹화 내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민경이는 아주 살짝 고개를 들어 엄마를 바라봤고,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운지 민경이는 끝까지 입을 떼지 않았다. 감당하기 힘들었을 7살 소녀의 무게와 어머니의 뭉클한 모정. 결국 이 사연은 새로운 1승을 차지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에 김종서는 "차별이 아닌 차이를 인정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인식 변화를 촉구했다.
‘안녕하세요’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