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규(24, 울산)의 거미손 본능이 한국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0일 오후 8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회 남자 축구 4강전서 전반 41분 이종호의 헤딩 선제골과 전반 45분 장현수의 페널티킥 추가골에 힘입어 태국을 2-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라크를 1-0으로 꺾고 올라온 북한과 2일 대망의 결승전을 치르게 됐다.
한국은 전반에 이종호의 헤딩골과 장현수의 페널티킥이 터져 2-0으로 앞서나갔다. 파상공세를 펼친 한국은 시종일관 태국을 압도했다. 스피드를 앞세운 태국은 간간이 터지는 역습이 위력적이었다.

후반전 태국은 심기일전했다. 하지만 태국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 때마다 수문장 김승규가 깔끔하게 공을 처리했다. 김승규는 후반 23분 태국의 역습상황에서 몸을 날려 슈팅을 막아냈다. 후반 33분에도 김승규은 잇따라 세 차례 태국의 결정적 슈팅을 막아냈다. 그야말로 신들린 선방쇼였다.
아시안게임서 한국은 6경기를 치르는 동안 12골을 넣고 실점은 한 점도 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라오스, 홍콩 등 약체들과의 대결은 큰 의미가 없었다. 김승규는 일본과의 8강전, 태국과의 4강전에서도 완벽한 무실점 선방을 펼쳐 한국 골대를 든든하게 지켰다. ‘형님’이 안방을 지키면서 동생들은 마음 놓고 공격에 전념할 수 있었다. 한국의 결승진출에 김승규는 숨은 주역이었다.
이제 관건은 북한과의 결승전이다. 아시안게임서 북한은 11골을 터트리는 막강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게 한 골을 먹었을 뿐 수비력도 뛰어나다. 이런 북한을 상대하려면 김승규의 무실점 선방쇼가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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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