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드릴 금메달 2개를 따서 정말 기쁘다."
2관왕을 차지한 남자볼링대표팀의 막내 박종우(23, 광양시청)가 가장 먼저 감사의 마음을 표시한 이는 부모님이었다.
박종우는 30일 안양호계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볼링 남자 5인조전에서 최복음(27, 광양시청), 김경민(30, 인천교통공사), 신승현(25, 수원시청), 강희원(32, 부산광역시청), 홍해솔(24, 인천교통공사)과 함께 6228점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박종우를 비롯한 한국팀은 2010 광저우 대회의 영광을 고스란히 재현, 남자 5인조전에서 2연패에 성공했다.
팀에 기여한 박종우는 개인종합에서도 금메달을 또 하나 땄다. 개인종합은 개인전, 2인조전, 3인조전, 5인조전에서 거둔 성적을 합한 것으로 박종우는 합계 5132점을 기록했다. 개인종합 금메달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따낸 첫 금메달이었다.
이로써 개인전과 2인조전 노메달, 3인조전 동메달에 그쳤던 한국은 이날 금메달로 그동안의 우려를 한 번에 떨쳐냈다. 박종우는 이날 하루에만 2개의 메달을 목에 걸며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박종우는 경기 후 "정말 기쁘다. 그동안 금을 따지 못하고 있어 부담이 컸다. 그런데 오늘 2개를 획득해 더 없이 기쁘다. 남은 마스터즈 잘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개인종합을 딸 줄 처음 대회가 시작할 때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3인조 후 5위권 이내 들면서 욕심을 내고 싶었다. 그러나 5인조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어 그 생각은 안하려고 했다. 결과 잘돼서 좋다"고 밝혔다.
박종우에게는 꼭 필요했던 금메달 2개였다. 대회 전 "스타가 되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하던 박종우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부모님께 불효한 죄를 씻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박종우는 "사실 경기 중에 부모님만 생각했다. 14년 동안 볼링을 하면서 부모님께 해드린 것이 없다. 그동안 경기장에 오지 말라고 항상 말했다. 오시는 게 싫었고 부담됐다. 이번 대회 개인전 때 어머니가 오셨는데 처음 보고 웃어드렸다"면서 "금메달이 꼭 2개가 필요하다고 대회 전에 말했는데 이제 부모님께 하나씩 걸어드릴 금메달 2개를 따서 다행"이라고 활짝 웃어보였다.

또 팀동료이자 형인 최복음에게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박종우는 "형은 내가 5개월 동안 재활로 힘들 때 옆에서 항상 같이 있어줬다. 그렇지만 그동안 형에게 잘못한 일이 있어 좀 서먹서먹해졌다. 그런데 경기 중 형이 격려해주시고 잘했다고 울어주셔서 고마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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