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단의 영향은 어떤 변수가 될까.
프로야구가 1일부터 인천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마치고 시즌을 재개한다. 지난달 15일부터 30일까지 16일 동안 휴식기를 보냈는데 이 시기가 남은 시즌 판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프로야구 시즌이 중단된 것은 세 번 있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 굵직굵직한 대회에 프로선수들로 최정예 대표팀을 구성하며 시즌을 중단한 바 있다.

동메달을 따냈던 2000년에는 9월8일부터 28일까지 20일 동안 시즌이 중단됐다. 시즌 12~15경기를 남겨둔 시점으로 현대가 이미 드림리그 1위를 확정한 상황. 리그 재개 후에도 순위 변화는 없었다. LG가 롯데의 추격을 따돌리며 매직리그 1위를 수성했고, 두산도 삼성을 뿌리치면서 드림리그 2위를 지켰다.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도 9월29일부터 10월10일까지 11일 동안 시즌을 쉬었다. 당시 최대 화두는 삼성과 KIA의 1위 싸움이었다. 휴식 전까지 1위 삼성이 2위 KIA에 1경기차로 앞선 상황에서 각각 11경기·9경기씩 남겨둔 상황이었고, 아시안게임 휴식의 영향에 관심이 모아졌다.
결과적으로 삼성이 KIA에 4경기차로 앞서며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했다. 휴식 전까지 13연승을 달린 삼성은 휴식 후에도 7승4패를 거둔 반면 KIA는 3승6패로 주춤했다. 당시 KIA는 김성한 감독이 대표팀 코치로 차출돼 휴식기를 보낼 수 없었다.
휴식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2008년이었다. 9전 전승 금메달 영광으로 기억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8월1일부터 25일까지 3주 넘게 휴식기를 가졌고, 그 전후로 가장 크게 희비가 엇갈린 팀은 한화와 롯데였다. 한화는 휴식기 전까지 2위 두산에 승차없는 3위로 포스트시즌은 무난히 진출하게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시즌을 마쳤을 때 한화의 순위는 5위. 한화는 휴식기 후 8승16패, 믿기지 않는 추락을 거듭했다.
그 빈자리를 4~5위 롯데와 삼성이 한 계단씩 위로 치고 올라갔다. 특히 롯데는 휴식기 전 4연승으로 마친 뒤 휴식기 후 7연승까지 11연승을 내달렸다. 휴식기 후 15경기 14승1패로 무섭게 질주했다. 롯데가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후로 변함없는 막강 화력을 자랑했지만 한화는 휴식이 큰 독이 되고 말았다.
올해는 4강의 마지막 티켓, 4위 자리에 시선이 집중된다. 4위 LG를 5위 SK가 1.5경기, 6위 두산이 2경기, 7위 롯데가 3.5경기로 추격 중이다. LG가 휴식기 전 3연승으로 기세를 올렸는데 시즌 재개 후에도 기세를 이어갈지가 관건. SK는 휴식기 덕분에 군제대하는 정우람의 복귀 시간을 벌었다. 아시안게임 휴식이 4위 순위 싸움에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