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의 어려운 상황으로 국제경기를 할 기회가 없었다.”
한국 남자하키의 금빛 도전이 아쉽게 무산됐다. 한국 남자하키 대표팀은 30일 오후 4시 30분 인천 선학하키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하키 준결승전에서 강호 인도를 맞아 0-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어지는 또 다른 준결승전 말레이시아 대 파키스탄의 패자와 동메달을 놓고 다투게 됐다.
경기 후 신석교 감독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당초 하키는 오후 7시에 밤 경기로 개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기를 하루 앞두고 전화로 경기시간 변경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계방송사의 사정 때문이었다.

신 감독은 “전혀 이해를 못하겠다. 우리는 야간경기를 원했다. 최근 4년간 선수들이 야간경기에 움직임이 좋아 야간경기로 배정해달라고 했다. 7시에 경기에 맞춰서 어제까지 훈련을 했다. 그런데 전화가 와서 경기시간이 바뀌었다고 했다. 선수들 경기력이 가장 좋은 시간이 야간경기인데 TV중계가 더 중요한 것인지 모르겠다. 물론 가장 큰 패인은 코치인 내가 잘못 준비한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근본적 원인은 따로 있었다. 한국은 국제대회 풍부한 경험을 갖지 못했던 것이 인도전 패배로 이어졌다. 신석교 감독은 “인도팀은 상당히 많은 국제경기를 했다. 자국에서 세계 8강 경기와 월드리그 파이널도 유치했다. 우리는 협회의 어려운 상황으로 국제경기를 할 기회가 없었다. 이런 팀한테 지는 것이 자존심 상한다. 인도가 버틴 이유는 국제대회 경험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관심과 투자 없이는 좋은 성적도 기대할 수 없다. 한국하키도 이제 정신력만 강조하던 시대는 지났다. 신 감독은 “대한민국 하키가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 더 많은 투자와 국제대회 경험이 필요하다. 코치문제가 아니라 국제대회 경험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력도 실력이다. 하지만 남자하키는 경기 외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아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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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