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테니스대표팀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 개의 메달도 없이 대회를 마쳤지만 아직 절망하기엔 이르다. 그들의 어린 나이를 감안할 때 앞으로 국제대회 경험을 더 쌓는다면 얼마든지 성장할 가능성과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안방에서 벌어진 이번 대회서 지난 2006년 도하에 이어 또 다시 노메달로 대회를 마무리한 김일순 감독은 "먼저 남자 복식 금메달을 축하한다. 테니스에서 기다리던 금메달이 나와 무엇보다 기쁘다. 감독을 떠나 테니스인으로서 감격스럽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여자 테니스도 더 노력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주전 선수들의 나이가 어리다. 이번 대회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4년간 잘 준비한다면 다음 아시안게임에서는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번 대회서 여자대표팀의 주전으로 활약한 한나래의 나이는 22살이고, 장수정은 19살이다. 여자 복식에 참가한 최지희(19, 수원시청)도 장수정과 동갑이다.

장수정은 지난 5월 요넥스오픈 챌린저에서 생애 첫 챌린저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최고랭킹(213위)을 기록했고, US오픈에서는 비록 예선이지만 시니어로서 첫 그랜드슬램 무대를 밟는 등 투어 선수로 성장하기 위한 단계를 차근차근 밟고 있다.
한나래도 서키트와 챌린저 등 꾸준히 국제대회에 참가하며 연일 자신의 최고 랭킹을 경신하고 있어 희망적이다.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에는 챌린저급 선수들이 출전하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도 충분히 해볼만 하다. 차이가 있다면 기술적인 부분을 비롯해 공 스피드, 세련미다. 이러한 점들을 적응할 수 있는 기회나 경험이 주어진다면 한국 여자 테니스도 충분히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획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 감독은 "한국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들을 응원하며 국가대표선수로서의 자부심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 앞으로 선수들이 더 노력하고 협회와 스폰서의 적극적인 투자까지 더해진다면 4년 후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아시안게임을 넘어 올림픽에도 출전해야 한다. 한국 선수의 올림픽 출전이 언제일지 모를 정도로 정말 오래됐다. 이번 남자 복식 금메달이 한국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돼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많은 격려와 응원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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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테니스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