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축구] 윤덕여호의 값진 동메달, 뜨거웠던 지소연의 눈물도 멈췄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10.01 18: 48

윤덕여호가 금메달 보다 귀하고 값진 동메달을 따내며 뜨거웠던 지소연(23, 첼시 레이디스)의 눈물을 멈추게 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1일 오후 5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동메달 결정전서 권하늘 정설빈 박희영의 연속 골에 힘입어 베트남을 3-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여자 축구는 4년 전 광저우에 이어 2회 연속 귀중한 동메달을 수확했다.
중요한 한 판이었다. 1차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윤덕여호는 지난달 29일 대회 준결승서 북한에 1-2로 분패, 금메달의 꿈을 접어야 했다. 정말 아쉬운 패배였다. 1-1로 팽팽한 후반 추가시간. 종료 몇 초를 남겨두고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했다.

당시 '에이스' 지소연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소속팀 첼시의 배려로 8강전부터 팀에 합류했지만 시차 적응 등으로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다. 후반 19분 회심의 헤딩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43분 결정적인 오른발 슈팅은 야속하게도 크로스바를 맞혔다. 지소연은 주저앉았고,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영국으로 떠나는 지소연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눈물샘이 좀체 마르지 않았다.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한국 축구 팬들을 향해 연신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눈물을 머금었다. 지소연은 "내가 잘했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너무 못해서 많이 아쉽다. 팀을 더 이끌었어야 했는데 오히려 짐이 된 거 같아 마음이 정말 많이 무겁다"면서 "나는 박수를 받으면 안되지만 동료들은 받아도 된다"며 자책했다.
그래도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유종의 미, 오직 동메달 때문이었다. 소속팀 일정 때문에 3-4위전을 치르지 못하고 영국행 비행기에 오른 지소연은 "동료들이 동메달을 따서 보내준다고 했다"면서 "영국에서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를 꼭 챙겨볼 것이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반드시 동메달을 따줄 것이다"라고 윤덕여호에 남다른 믿음을 보냈다.
지소연의 뜨거웠던 눈물과 굳건한 믿음이 귀중한 동메달로 돌아왔다. 윤덕여호는 이날 전반 내내 주도권을 쥐고도 쉽사리 선제골을 넣지 못했다. 결정적인 찬스를 두 세 차례 놓쳤다. 전반 28분 박희영의 자로 잰 듯한 프리킥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들어 전열을 가다듬었고, 골폭풍이 일어났다. 후반 10분 권하늘이 조소현의 패스를 받아 아크 서클 왼쪽에서 그림같은 왼발 중거리 골을 뽑아냈다. 골키퍼도 손 쓸 도리가 없는 환상적인 골이었다. 2분 뒤 추가골이 터져나왔다.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가 올라왔고, 골키퍼가 잡았다 놓친 볼을 정설빈이 가볍게 밀어넣었다. 후반 21분엔 쐐기골까지 집어넣었다. 권하늘의 초장거리 슈팅을 상대 골키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박희영이 세 번째 골을 터트렸다. 단숨에 3-0으로 달아나며 동메달을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지소연의 눈물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비록 원하던 메달 색과는 달랐지만 금빛 만큼 빛났던 동메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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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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