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핸드볼] 女 한국, 日 상대 설욕전...'무자비했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4.10.01 19: 33

한마디로 자비가 없었다.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일본을 상대로 잔인하다 싶을 정도의 설욕전으로 아시아 정상에 복귀했다.
임영철 감독이 여자대표팀은 1일 인천 선학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29-19로 승리했다. 완승이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놓친 6연패의 아픔을 깨끗하게 씻어내며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다시 정상에 섰다. 특히 4년전 결승행을 좌절시켰던 일본을 상대로 관용없는 설욕전을 펼쳐 한국 여자 핸드볼의 위상을 재각인시켜 놓았다. 통산 6번째 아시안게임 우승.

한국은 경기 시작부터 무섭게 일본 골문을 향해 전진했다. 우선희가 포문을 열자 류은희, 김온아, 이은비가 거세게 일본 수비진을 뚫어냈다.
류은희는 최근 좀처럼 보여주지 않던 스피드를 앞세운 속공과 언더슛으로 일본 수비진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김온아는 폭넓은 볼 배급은 물론 자신도 적극적으로 득점 행진에 가담, 상대를 우왕좌왕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은비와 정지해는 상대 수비 한 두 명 정도는 가볍게 개인기로 제칠 정도로 높은 기술을 선보였다. 이은비는 로빙 슛, 정지해는 상대 수비 3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자 비하인드 백패스로 우선희에 단독 찬스를 내주기도 했다.
'전반 17-5'이라는 숫자가 말해주듯 일본은 그야말로 죽을 쒔다. 일본은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한국 핸드볼의 벽을 느껴야 했다. 공격진은 전방부터 적극적인 압박해 오는 수비에 중거리슛을 남발, 번번이 골키퍼 박미라의 선방쇼 제물이 됐다. 수비는 한 두 명 정도는 거뜬하게 제쳐 버리는 한국의 공격 라인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
이에 일본 벤치는 경기시작 13분 만에 두 번이나 작전 타임을 요구, 흐름을 바꾸려 노력했다. 하지만 한 번 불붙은 한국의 공세를 멈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저 답답한 마음에 소리를 지르기만 할 뿐이었다.
한국은 후반 10분여가 지나자 주전들을 모두 빼고 경기를 펼쳤다. 큰 점수차의 여유 속에 일본이 추격에 애를 써지만 한국은 그저 '줄 건 주고 넣으면 된다' 태도였다. 경기 3분여를 남기고 28-19로 앞서 있을 때는 작전타임을 불었다. 하지만 임영철 감독은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지 않았다. 휴식 차원이었다.
이날 장내 아나운서는 전반전을 마친 후 "여러분은 지금 한국 여자핸드볼 선수들의 클래스를 보고 계십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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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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