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레슬링] '2010 노골드 수모' 갚은 안한봉의 '지옥훈련'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10.01 20: 59

한국 레슬링이 움츠렸던 어깨를 꼿꼿이 폈다. 화려한 피날레로 '2010 노골드 수모'를 갚고 부활을 선언한 한국 레슬링 뒤에는 안한봉 총감독의 '지옥훈련'이 있었다.
안한봉 총감독이 이끄는 한국 레슬링 대표팀은 1일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를 추가하며 메달 릴레이를 달렸다.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김현우는 물론, 첫 출전한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류한수(26, 삼성생명)의 금메달로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노골드의 수모를 갚은 한국은 이세열(26, 인천환경공단)과 김용민(24, 조폐공사)의 값진 은메달까지 보태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6개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하게 됐다.
국가대표만 모이는 태릉선수촌에서도 레슬링 대표팀의 훈련량은 모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2008 베이징올림픽,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노 골드의 수모를 털어내기 위한 안한봉 총감독의 의지는 누구도 꺾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고, 그 결과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레슬링 대표팀은 매일 지옥훈련을 소화했다.

태릉선수촌에서 통상적으로 레슬링 대표팀의 하루는 새벽 6시에 시작한다. 튜브 훈련 등을 포함한 필드 훈련을 마친 후 아침을 먹고 곧바로 월계관으로 이동해 로프 타고 오르기, 케틀벨 등의 파워프로그램으로 체력을 끌어올린다. 점심 후에는 매트운동으로 기술을 다듬고 저녁에는 비디오 분석과 토론을 마친 후에야 잠자리에 든다.
안 감독이 직접 고안한 체력 단련 프로그램만 100여 가지가 넘을 정도다. 35~40kg이 넘는 모래주머니는 물론 삼청교육대에서나 볼 법한 두꺼운 통나무와 거대한 타이어도 훈련을 위한 도구로 적극 활용했다. 우렁찬 구호와 함께 뜀걸음을 실시하고, 물구나무 서기로 트랙을 이동하는 레슬링 대표팀의 모습은 태릉선수촌 내에서도 화제 만발이었다.
한국 레슬링의 간판스타 김현우도 "2012 런던올림픽을 준비할 때와 비교해도 결코 덜하지 않은 훈련량"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맏형' 정지현(31, 울산남구청)도 피해갈 수 없었던 지옥훈련의 성과는 확실했다.
이날 골든데이의 시작을 알린 류한수는 "하루하루 근육경련이 와서 잠들 수 없을 정도였다. 솔직히 감독님 원망도 많이 했다"며 지옥훈련의 혹독함을 전했다. 하지만 그들이 흘린 땀의 결과는 금메달로 돌아왔다. 류한수는 "앞으로도 감독님을 열심히 따를 것"이라고 덧붙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안방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레슬링의 명예를 되찾겠다는 굳은 각오로 지옥훈련의 날들을 이겨낸 한국 레슬링은 이날 금빛 부활을 선언했다. 골든데이를 일궈낸 안 감독과 레슬링 대표팀의 '지옥훈련'이 그 노력에 합당한 결실을 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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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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