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준비하겠다."
8년만에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을 아시아 정상으로 이끈 임영철 감독은 기쁨에 젖어 있지 않았다. 2년 후 있을 리우 올림픽을 머리 속에 그려놓고 있었다.
임영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1일 인천 선학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29-19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중국에 내줬던 아시아 패권을 되찾아 왔다. 통산 아시안게임 6번째 우승 타이틀. 지난 1990년 베이징 첫 대회부터 2006년 도하 대회까지 아시안게임 5연패를 달성하던 한국은 광저우 대회 준결승에서 일본에 패해 결승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임 감독이 이끈 한국은 전반에만 17-5로 앞설 만큼 4년전 충격을 안긴 일본을 상대로 완벽한 설욕전을 펼쳤다.
임영철 감독은 경기 후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에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 뭉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광저우 때 아쉬움이 컸지만 다시 우승 타이틀을 되찾아왔다"는 임 감독은 "이번 금메달을 계기로 이제 2년 후 있을 리우 올림픽 준비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감독은 여자대표팀 전임 사령탑으로 오는 2018 리우올림픽까지 계약을 맺은 상태다. 아시아 정상에 그치지 않고 세계 정상을 바라보는 이유다. 특히 임 감독은 "지금 이 체력이면 유럽 어느팀과 상대해도 지지 않는다. 예선부터 이날까지 거의 모든 경기를 다 소화했지만 선수들은 지치지 않았다"고 고무적인 표정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이날 일본전에 대해서는 "4개월 동안 훈련을 해오며 체력을 강조해왔다. 개개인의 기술도 많이 지도했다"는 임 감독은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특유의 미들 속공 연습을 많이 했다. 포메이션 등 종전 볼 수 없거나 옛날 복고풍의 전술을 썼다. 전원 공격에 나선다든지, 전진 수비, 블럭을 이용해 주고 들어가는 등의 전술이 거의 100% 먹혔다. 스피드, 스텝, 체력의 승리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관중들이 많이 와 고무적"이라는 임 감독은 그동안 후원해준 SK 그룹 최태원 회장에게 특별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임 감독은 "2012년 런던에 해설자로 갔을 때 최 회장님과 담소를 나눴다. 당시 회장님께서 '여자 대표팀이 이길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내가 대답을 하지 못했다"면서 "그 부분이 마음에 걸리고 아팠다. 2020년 계획 속에서 영재, 유소년, 지도자, 성인대표 등에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는데 이 자리에 계시지 못해 아쉽다. 리우 올림픽도 있고 하니 그런 자리가 또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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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