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레슬링이 역대 세 번째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김현우(26, 삼성생명)를 선봉장으로 금빛 축포를 쏘며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다.
안한봉 총감독이 이끄는 한국 레슬링 대표팀은 1일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를 추가하며 메달 릴레이를 달렸다.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김현우는 물론, 첫 출전한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류한수(26, 삼성생명)의 금메달로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노골드의 수모를 갚은 한국은 이세열(26, 인천환경공단)과 김용민(24, 조폐공사)의 값진 은메달까지 보태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6개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하게 됐다.
김현우는 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고로만형 75kg 결승전에서 가나쿠보 다케히로(일본)를 4-0으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금메달로 김현우는 박장순(자유형 대표팀 감독)과 심권호(대한레슬링협회 이사)에 이어 3번째로 레슬링 그랜드슬램(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을 달성하며 한국 레슬링의 살아있는 역사 대열에 올랐다.
1피리어드는 접전 양상을 띄었다. 하지만 김현우는 1피리어드 중반 1점을 먼저 따낸 후 1점을 추가, 2-0으로 앞서갔고 이어 마츠모토를 가볍게 안아 넘기며 2점을 추가해 단숨에 4-0으로 앞서갔다.
리드폭을 넓힌 김현우는 2피리어드에서도 마츠모토의 공격을 수월하게 받아넘기며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시간이 줄어들수록 점점 초조해지는 상대와는 달리 김현우는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키며 공수 양면에서 상대를 압도했고, 결국 4-0으로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따냈다.

김현우에 앞서 남자 그레고로만형 66kg 결승전을 치른 류한수 역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레슬링의 금빛 자존심을 되살렸다. 류한수는 결승전에서 마츠모토 류타로(일본)를 2-0으로 제치고 골든데이의 스타트를 끊었다.
한편 남자 그레고로만형 85kg 결승전에 출전한 이세열(24, 조폐공사)은 루스탐 앗사칼로프(우즈베키스탄)에게 0-8로 테크니컬 폴 패배를 당해 은메달을 따냈다. 오른쪽 어깨 부상을 안고 힘겹게 결승까지 올라온 이세열은 분전했으나 1피리어드 2분 22초만에 8점을 내주며 패하고 말았다. 레슬링은 8점 이상 점수가 벌어지면 테크니컬 폴로 경기가 끝난다.
남자 그레고로만 130kg 결승전에 나선 김용민 역시 결승전에서 누르마칸 티나리예프(카자흐스탄)에 패해 은메달을 추가했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그레고로만 120kg 금메달리스트인 티나리예프의 벽에 가로막힌 김용민은 6분 내내 사력을 다해 경기를 펼쳤으나 점수를 따내지 못하고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은 전날 남자 그레고로만형 71kg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정지현(31, 울산남구청)은 물론, 남자 자유형 70kg 은메달 오만호(25, 울산남구청) 남자 자유형 57kg 윤준식(23, 삼성생명) 남자 자유형 61kg 이승철(26, 한국체대) 남자 자유형 74kg 이상규(28, 부천시청) 남자 자유형 86kg 김관욱(24, 광주남구청) 남자 자유형 125kg 남경진(26, 포항시체육회) 여자 자유형 75kg 황은주(27, 충청남도청, 이상 동메달)이 이번 대회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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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