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스피드, 스텝, 체력의 승리였다", "일본만 생각하며 훈련했다."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일본을 상대로 무자비한 공격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가 드러났다.
임영철 감독이 여자대표팀은 1일 인천 선학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29-19로 승리했다. 10점차 대승이었다. 이로써 한국은 아시안게임 6번째 정상을 확인했다. 지난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6연패를 놓친 아픔도 깨끗하게 씻어냈다.

10차 대승이었지만 경기 내용은 무자비했다. 전반을 17-5로 리드할 정도로 한국의 공격력은 매서웠다. 경기 시작부터 무섭게 일본 수비진을 농락한 한국은 류은희, 김온아의 쌍포의 위력을 터뜨렸다. 이은비, 정지해 등은 개인기 만으로 상대 수비벽을 가볍게 벗겨내기도 했다.
후반 10분이 지나면서부터는 아예 주전들을 모두 빼기까지 했다. 여유를 보이는 모습이 더욱 잔인해 보였을 정도다. 게다가 경기종료 3분여를 남기고 28-19로 크게 앞서 있을 때 작전타임까지 불었지만 임영철 감독은 작전 지시없이 선수들을 쉬게 하기도 했다.
반면 일본 벤치는 경기시작 13분 만에 두차례나 작전 타임을 요구할 정도로 다급한 모습이었다. 흐름을 바꾸려 노력을 계속했지만 한 번 불붙은 한국의 공세를 멈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저 답답한 마음에 소리만 지를 뿐이었다.
그 비밀을 임영철 감독과 우선희가 말해줬다. 임영철 감독은 경기 후 이날 일본전에 대해 "4개월 동안 훈련을 해오며 무엇보다 체력을 강조해왔다. 개개인의 기술도 많이 지도했고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특유의 미들 속공 연습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 감독은 "포메이션 등 종전 볼 수 없거나 옛날 복고풍의 전술을 썼다. 전원 공격에 나선다든지, 전진 수비, 블럭을 이용해 주고 들어가는 등의 전술이 거의 100% 먹혔다. 스피드, 스텝, 체력의 승리였다"면서 "지금이라면 유럽 팀들을 상대해도 지지 않는다"고 뿌듯해 했다.

이날 5골을 넣은 우선희는 "포커스를 일본에 맞췄다. 4개월 동안 훈련하면서 결승에서 일본을 만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일본만 생각했다"면서 "그렇게 훈련하고 준비한 것들이 이번 경기에 나타난 것 같다. 초반부터 자신있게 하다보니 분위기가 점점 좋아졌다. 감독님의 준비가 완벽했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우선희가 준결승을 마친 후 "결승전에서 일본과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한 이유가 드러난 것이기도 했다. 일본을 상대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한국의 무자비함이 예고된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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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