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만 보면 전혀 닮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걸어온 과정은 비슷하다. 이제는 같은 유니폼을 입고 미래의 쌍두마차를 꿈꾼다.
한화의 2015년 신인선수들이 지난 1일 대전구장을 찾아 입단식을 홈팬들에게 첫 인사를 했다.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1차 지명된 천안북일고 김범수(19)와 2차 전체 1번으로 뽑힌 마산용마고 김민우(19)였다. 김범수는 182cm 81kg 좌완, 김민우는 187cm 91kg 우완으로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수술로 1년씩 유급하는 시련을 딛고 1차 지명, 2차 전체 1번 지명으로 화려하게 프로에 입성했다. 한화 미래의 '좌우 원투펀치'가 될 동갑내기 김범수와 김민우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봤다.
- 각자 한화에 입단한 소감을 말하자면 어떤가.

▲ 김민우 : 좋은 팀에 오게 돼 기분이 좋다. 높은 순번에 지명됐기 때문에 그만큼 기대에 부응하려 노력하겠다. 한화에는 유명한 선수들이 많다. 힘들 것 같지만 열심히 해보겠다.
▲ 김범수 : 연고팀이라 한화에 오고 싶었다. 뽑아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금 서산에 합류해 야구를 하고 있다. 높은 선배들과 야구를 하니 실감이 안 나기는 한다. 열심히 하면 1군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스스로 본인의 장단점을 이야기하면 무엇인가.
▲ 김민우 : 덩치가 크다 보니 다른 사람들보다 직구에 힘과 무게감이 있다. 그러나 아직 제구가 부족해 보완해야 할 듯하다.
▲ 김범수 : 배짱이 좋은 것 같다. 타자를 승부하는 게 남다르다. 승부를 피하지 않는다. 보완하고 싶은 건 변화구다.
- 투수로서 추구하는 롤 모델이 있다면 누구인가.
▲ 김범수 : 구대성 선배님이다. 처음에는 류현진 선배님이라고 했는데 나와는 체격 차이가 크다. 구대성 선배님은 나랑 비슷한 것 같다. 나도 고교 때 선발-중간-마무리를 다 해봤는데 그런 부분에서 구대성 선배님과 닮은 듯하다.
▲ 김민우 : 오승환 선수를 좋아하지만 이제는 류현진 선수를 좋아한다. (오른손 류현진이라는 말에) 덩치 때문에 그런 듯하다. 실력은 어떻게 비교할 수가 없다. 워낙 잘 하시고, 높은 자리에 계신 분이다. 덩치 때문에 그런 소리를 듣는다고 생각한다.
- 두 선수 모두 수술을 받고 1년 유급한 시련이 있었다.
▲ 김민우 : 팔꿈치 수술을 2학년 말에 하고, 3학년 1년을 통째로 재활했다. 그래서 류현진 선배와 닮았다고 하는 듯하다. 재활을 하며 1년이라는 기간 동안 많이 배웠다. LG 임지섭이 친구인데 잘되는 것을 보며 속으로 많이 다졌다. 나도 프로 가서 잘해야 되겠다 싶었다. 그런 것들을 계기삼아 열심히 한 듯하다. 지섭이와 초등학교를 같이 다녔고, 내가 야구를 시켰다(웃음). 원래부터 덩치가 조금 큰 편이었는데 작년에 팔꿈치 수술하고 재활하며 미친듯이, 죽을듯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몸 키우는데 집중했다. 많이 먹고, 운동 열심히 해서 커진 듯하다. 현재 몸무게는 105kg이다.
▲ 김범수 : 고관절 수술을 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수술해서 1년 복학했다. 1년간 재활하며 울기도 많이 울고, 뛰기도 많이 뛰었다. 옛날처럼 야구가 안 돼 속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내게 좋은 시기였다. 원래 키가 작아서 힘도 없었다. 수술하며 갑자기 급격히 커져서 힘도 늘어났고, 덕분에 지금 이렇게 던질 수 있게 됐다.
- 나란히 계약금 2억원을 받았는데 선의의 경쟁 의미가 있다.
▲ 김민우 : 솔직히 범수는 나와 같은 금액을 받았다는 것에 실망감이 조금 있을 것이다(웃음). 하지만 나는 좋다. 한화가 똑같이 책정해주신 것에 대해 동기부여라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겠다.
▲ 김범수 : 그래도 1차 지명인데 조금 더 달라고 했지만 안 되더라(웃음). 민우도 1년 복학하지 않았다면 NC에 1차 지명을 받을 수 있었다. 민우와 똑같이 받는 것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좋게 생각한다.
- 지난주부터 서산 선수단에 합류했는데 그곳 생활은 어떤가.
▲ 김민우 : 운동 시설은 최고다. 경기도 그렇고 운동하기 딱 좋은 곳이다. 갓 들어온 신인이라 높으신 선배들이 많아 조금 어려운 부분은 있다. 하루에 인사만 120번 이상 하고, 하루 세 마디만 한 적도 있다(웃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점 적응되지 않을까 싶다.
- 각자 입단 첫 해 각오와 목표를 말하자면.
▲ 김민우 : 올해 가을 캠프 잘 보내고, 스프링캠프도 가서 열심히 하겠다. 지금 이렇게 야구장에서 야구를 보고 있지만 내년에는 선발투수로 저 마운드에 서보는 게 목표이고 각오다.
▲ 김범수 : 스프링캠프 잘 따라가서 좋은 코치님들께 많이 배우겠다. 선발은 아니더라도 마무리를 꿰차서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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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김범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