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감우성은 멜로가 참 잘 어울리는 남자다. 무심한 듯 툭 내던지는 한 마디에는 따뜻함이 배어 있고, 사람 좋은 미소를 보고 있자면 저절로 마음이 동한다. 아마 드라마 '연애시대'의 탓이 크겠지만 8년이 지난 지금도, 30대에서 40대가 된 감우성의 멜로는 여전히 시청자를 설레게 하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내 생애 봄날'(극본 박지숙, 연출 이재동) 7회에서는 이봄이(최수영 분)가 죽은 아내 윤수정(민지아 분)의 심장을 이식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강동하(감우성 분)가 봄이를 냉정하게 대하면서 그와 멀어지려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강동욱(이준혁 분)이 심장에 대한 비밀을 밝히면서까지 봄이와 동하가 가까워지는 것을 꺼려했기 때문에 동하는 동생을 위해 봄이에 대한 마음을 더욱 단단히 단속했다.
동하는 봄이의 심장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 후 눈물을 보였다. 아내를 잃은 아픔과 봄이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심장의 진실에 대해 안 후의 혼란 등이 그를 힘들게 만들었다.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던 그는 결국 앓아누우면서 힘들어했다. 봄이는 강푸른(현승민 분)의 도움 요청에 동하를 찾아가 간호했지만, 동하는 봄이를 차갑게 대할 수밖에 없었다. 동하의 진심과 함께 그가 느낄 혼란을 알기에 시청자의 마음도 더욱 뭉클해졌다.

그러면서도 죽은 아내의 심장을 가진 봄이를 위로했다. 그는 봄이가 심장 이식 수술을 받은 후 빚진 인생을 산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새로운 심장은 봄이에게 선물이라고 말하는 등 진심으로 그녀를 위로했다. 봄이는 동하의 따뜻한 위로해 힘을 받았고, 그녀 역시 동하에게 묘한 감정을 느꼈다.
서로에 대해 애틋한 마음을 가지게 된 동하와 봄이의 인연은 계속 이어졌다. 봄이는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던 중 동하의 회사에 입사 지원을 하게 됐고, 어머니 나현순(강부자 분)에게 봄이를 잘 봐달라고 부탁한 동욱 덕분에 봄이가 동하의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된 것이다. 동하는 봄이에게 고백했던 '좋아한다'는 마음까지 정리하면서 봄이와 멀어지려고 했지만 두 사람의 인연, 혹은 사랑은 그렇게 다시 시작됐다.
'연애시대'는 감우성의 멜로연기로 대표되는 작품이다. 감우성은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연애시대' 때처럼 자연스럽게 멜로 연기를, 눈빛을 뽑아내고 있다. 봄이를 향한 애틋한 동하의 마음이 감우성의 눈물 한 방울에, 한 숨에 고스란히 묻어나온다고 느껴질 정도로 강동하 캐릭터는 감우성 맞춤형이었다. 40대 아저씨의 멜로는 씁쓸함과 외로움, 그리고 부성애까지 더해져 더욱 애달파졌다.
감우성은 드라마를 시작하면서 여러 인터뷰 등에서 "멜로가 가장 어렵다"고 말했지만, 역시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장르이기도 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의 멜로는 한 층 더 발전된 모습으로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애타는 마음이 더욱 커지고, 본격적으로 사랑이 진행된 후 감우성의 보여줄 '감우성표 멜로'에 대한 기대가 점점 더 높아진다.
'내 생애 봄날'은 시한부 인생을 살던 여인 봄이가 장기이식을 통해 새로운 삶을 얻고, 자신에게 심장을 기증한 여인의 남편 동하와 아이들을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휴먼 멜로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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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