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라스’ 설운도, 은둔의 예능고수..고정 갑시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10.02 09: 24

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한마디, 진지하게 말하는데 듣는 사람은 빵빵 터지는 한마디. ‘트로트 전설’ 가수 설운도가 ‘라디오스타’를 뒤집어놨다. 웃기려고 하지 않는데 입을 열 때마다 웃기는 설운도가 숨겨진 예능 고수로 등극했다.
설운도는 지난 1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아들 루민과 출연했다. 개그맨 장동민과 그의 아버지 장광순 씨가 함께 한 ‘아빠와 함께 뚜비뚜바’ 특집이었다. 당초 시청자들의 예상은 개그맨과 개그맨보다 더 웃긴 아버지로 유명한 장동민, 장광순 씨가 쥐락펴락할 것이라 봤지만 막상 방송 뚜껑이 열리니 달랐다.
아들을 엄하게 교육하는 자칭 ‘봉건주의적 아빠’ 설운도와 아버지에게 기죽어 제대로 항변도 못하는 귀여운 아들 루민의 활약이 돋보였던 것. 특히 설운도는 아들의 자립심을 키워주기 위해 재산을 상속하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돌발 선언을 하고, 아버지의 탈모 유전자를 이어받지 않았다고 믿고 싶은 루민의 꿈을 깨버리는 탈모 확신 예상을 펼쳐 웃음을 안겼다.

설운도의 이야기는 웃기기 위해 단어 쓰임을 강도 있게 하거나, 과장된 화법을 활용하지 않는데도 웃지 않을 수 없었다. “탈모를 초기에 방치하면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본인이 될 수 있다”라고 탈모학 강의를 펼쳐 출연진이 모두 웃어도 정작 본인은 침착한 설운도의 매력 넘치는 화법은 예능프로그램에 적합했다.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진지한데, 이야기를 재밌게 하는 재주를 갖춘 설운도의 말은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떤 주제를 다루더라도 자꾸 탈모로 이야기가 빠지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도 정작 스스로 탈모 이야기를 꺼내는 모습마저도 재미가 넘쳤다. 설운도는 ‘트로트의 전설’로 불릴 정도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는 가수. 예능프로그램 출연이 잦지 않지만 ‘라디오스타’와 같은 토크쇼에 출연해 뛰어난 화술을 자랑했다. 미사여구를 많이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친근하고 좌중을 휘어잡는 입담을 가지고 있기 때문.
덕분에 ‘라디오스타’는 설운도의 말에 쉴 새 없이 웃을 수 있는 시간이 됐다.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예능 고수 설운도를 재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강한 내공과 입담을 가지고 있어 자꾸만 눈치를 보게 되는 아들 루민과의 조합이 더욱 즐거웠던 설운도를 예능프로그램 고정 출연자로 보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
jmpyo@osen.co.kr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