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아이언맨’ 누가 괴물일까?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4.10.02 15: 23

스스로를 괴물이라고 칭하는 남자가 얼굴도 예쁘고 마음씨도 고운 여자를 만나 진정한 사랑과 행복에 눈을 뜨는 가슴 따뜻한 동화 감성의 이야기가 시선을 끈다. 자신에게 초자연적인 힘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괴물이라고 말하는 이동욱은 범인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지난 1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언맨’ 7회에서는 홍빈(이동욱 분)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세동(신세경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또 죽은 연인 태희(한은정 분)로 인해 아버지를 향한 엄청난 분노를 안고 살아가던 홍빈은 그런 세동에게 키스하면서, 이들의 로맨스가 한순간 타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홍빈이 자동차 보다 빨리 달리고, 고층 건물을 올라가고, 심지어 날아다닐 수도 있는 능력을 컨트롤 하게 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도심 한가운데 건물 옥상에서 이뤄진 홍빈과 세동의 키스신에 반딧불이가 한순간 이들을 감싸는 모습은 더는 작위적이지 않게 됐다. 이미 초자연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홍빈의 모습은 미녀와 야수, 혹은 ‘가위손’의 에드워드와 킴의 관계처럼 자연스러워 시청자의 동심을 자극한다. 

또 게임 회사의 대표라는 자리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을 흠씬 패주고 승진으로 보상하거나,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여자에게 ‘너 꽃뱀이냐’라는 말로 괴롭히면서 여자의 눈에서 결국 눈물을 쏟게 만드는 유치한 홍빈의 행동, 또 그런 홍빈에게 ‘네가 잘못 됐다’고 지도해주는 오지랖 넓은 따뜻한 여자 세동의 부딪힘은 이 드라마를 한층 더 동화같이 이끌어가고 있다.
또한 홍빈의 몸에서 칼이 돋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보이는 그의 아버지 장원(김갑수 분)은 아들의 연인인 태희를 폭행 사주하거나 아기를 빼앗으려는 등, 아들을 향한 비뚤어진 부정을 보이고, 집사로 위장한 내연녀까지 있는 인물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듯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부조리가 가득한 악의 축으로 설정돼 있는 등 ‘아이언맨’은 커다란 악에 맞서 마법에 걸린 남자 주인공, 또 그 마법을 풀어줄 여자 주인공이라는 판타지 요소가 자연스럽게 성립되면서 따뜻한 결말을 기대하게 한다.
‘아이언맨’은 홍빈의 몸에서 칼이 돋는다는 판타지 설정이 이 드라마의 정체성이 될 수도, 본질적으로 로맨틱 코미디인 이 드라마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었는데, 7회까지 달려온 ‘아이언맨’에서 홍빈의 칼은 드라마를 특별하게 하는 최적의 장치라는 평이다. 홍빈의 등에 칼이 돋는다는 설정이 처음부터 등장하면서, 독설만으로 사람을 쓰러뜨릴 수 있을 정도의 까칠한 이 남자의 캐릭터는 어디로 튀어도 시청자를 수긍하게 했고, 독한 캐릭터를 품을 세동의 캐릭터도 그 어떤 동화보다 순수하고 해맑게 그려져도 어색하지 않게 하는 힘을 발휘하며 새로운 힐링녀로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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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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