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4관왕에 오르며 역대 아시안게임 최다관왕기록과 타이를 이룬 이나영(28, 대전광역시청)이 기쁨과 동시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나영은 2일 경기 안양호계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볼링 여자 마스터스 스탭레더 파이널 2라운드에서 대만의 왕야팅을 477-437(223-202, 254-235)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나영은 이 금메달로 한국 아시안게임 역대 최다 타이기록인 4관왕과 타이를 이뤘다. 지난 1986년 서울 대회에서 양창훈(양궁)과 유진선(테니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여자 볼링 황선옥('류서연'으로 개명)이 세운 기록과 같다.
특히 이번 대회 한국인 선수로는 유일한 4관왕이며 전체 선수단으로 봐도 하기노 고스케(일본, 수영), 야오 진난(기계체조), 닝 제타오(수영), 센 두오(수영, 이상 중국)에 이어 5번째 4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볼링 전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 혼자 6개를 수확했다. 이는 하기노의 7개(금4, 은1, 동2) 다음으로 많은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MVP 8명 후보안에 이나영의 이름은 없었다. 이나영이 3관왕에 오르기 전 발표됐기 때문이다. 볼링 종목이 시기적으로 늦게 치러졌기 때문이다.
이나영은 우선 경기 후 기쁨을 표시했다. "볼과 유니폼을 후원해주신 스톰사를 비롯해 부모님, 이모님, 대표팀 감독 코치님 팀원들, 소속팀 감독님 팀원들, 응원해주신 자원봉사자 이모님들 다 감사하다"고 구체적으로 입을 연 이나영은 "이런저런 생각이 막 스쳤다. 힘들고 좋았고 아쉽고 그랬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어 이나영은 "3관왕을 했을 때는 '했구나' 싶었다. 하지만 4관왕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마음을 비우고 즐긴다는 각오로 나섰다"고 밝혔다.
특히 MVP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주위에서 그건 좀 아닌 것 같다. 말도 안된다고 하긴 한다. 나도 아쉽긴 하다"면서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거니까. 그 정도로만 받아들이고 있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3인조전이 끝나고 장염에 걸려 5인조전 첫날부터는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 상태였다. 이에 이나영은 "제 자신에게 '너무 자랑스럽다'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전 종목 메달을 따다니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 아닌가 한다"고 웃어보였다.
이나영은 "이제 끝났으니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자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모레 체전이 열리는 제주에서 훈련하고 있는 소속팀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다음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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