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꽃보다 청춘 in 라오스 편'(이하 '꽃청춘')의 인기가 뜨겁다. '꽃보다'라는 이름으로 계속됐던 배낭여행 프로젝트 시리즈에도, 당최 사람들은 흥미를 잃기는 커녕 새로운 멤버들의 새로운 여행에 더 열광하는 분위기다.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에서 칠봉이-해태-빙그레로 호흡했던 세 청춘 유연석-손호준-바로의 '꽃청춘'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솔직히 그들의 방송은, 아니 '여행'은 뭔가 좀 더 특별했다. 제작진의 개입도, 충실한 짐꾼의 존재도 부재였지만, 그 공백을 오롯이 자신들만의 힘으로 모든 것을 이뤄나가는 세 청춘이 대신했다. 덕분에 이들의 여행은 전편들보다 더 팔딱팔딱한 생동감 넘치는 느낌으로 다가왔고, 시청자들은 어느덧 유연석, 손호준, 바로를 여행 파트너로 함께 라오스를 여행하는 듯한 상상에 젖어들었다. 그들은 유연석, 손호준, 바로를 꼽으며 "함께 여행하고 싶다"는 사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자, 그럼 이쯤에서 궁금한 것 한 가지. 셋 중 하나만을 파트너로 대동해 어디로든 배낭여행을 떠날 수 있다면 당신의 선택은 누구인가. 일단 방송됐던 '꽃청춘'과 '응사', 그리고 앞서 기자가 인터뷰를 통해 직접 만나봤던 3명의 특징까지 종합해 여행 파트너 후보자로서의 그들의 특징을 나열해 봤다. 부디 쉽지 않은 당신의 선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 기호1번 유연석: 가이드 뺨치는 전문가
여성 시청자들에겐 왠지 압도적으로 1번표가 많은 것 같은 이 기분…그래, 어쩔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꽃청춘'을 통해 이제까지 드러난 유연석의 모습은 실제 '엄마'처럼 모든 이들을 챙기는 따스함과 여행 책자와 휴대폰을 통해 단시간에 여행 계획과 숙박, 동선까지 컴퓨터마냥 도출해내는, 그야말로 여행에 최적화된 인재임에 분명했다. 게다가 만낍(천원)이라도 숙박비를 깎으려 끝끝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은 내 지갑이라도 통째로 맡길 만큼 신뢰가 쌓일 정도였다. 다만, 파티에서 만취해 자꾸만 여성의 술값을 계산하겠다고 우기는 상황(손*준 제보)만 피한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사실 '응사'로 극중 유연석이 연기했던 지고지순한 '나정 바라기' 칠봉이를 봤을 때는 남녀의 호감도는 극명하게 갈릴 수밖에 없었다. 남자에겐 없는 '우뇌'까지 탑재해 여성의 심리까지 간파하는 칠봉이는 남성들의 '주적'임이 분명했으니깐. 다행히 실제 유연석은 칠봉이와는 좀 달랐다. 아니 스스로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다정다감하고 섬세한 칠봉이의 성격과 무뚝뚝하고 남자다운 (극중 정우가 연기했던) 쓰레기의 면이 혼재한다"고 강조했으니 말이다. '여행 초짜들' 호준과 바로와 라오스 여행을 함께한 탓에 아직은 '칠봉이' 같은 면만 나온 만큼, 아직 채 드러나지 않은 '어깨 깡패' 상남자 매력을 마그마처럼 분출하는 걸 볼 수 있다는 것도 파트너 선택시 플러스 요인이다.
또 있다. 드라마 속 메이저 리그 투수를 소화했던 그는 실제로 2년여 사회인 야구팀에 몸 담고 있는 스포츠맨이다. 이는 그의 날카로운 '직각 어깨'가 단순 관상용이 아닌, 실전용이라는 소리다. 게다가 무려 손재주까지 좋아서 가구부터 화장품까지 못 만드는 게 없다는 능력자이기도 하다. 이런 유연석이라면 당신이 동남아 라오스가 아니라, '정글' 어디 한 구석으로 여행을 떠난다 할지라도도 당신의 생존을 맡겨볼 수 있지 않겠는가.

◆ 기호2번 손호준: 참 매력적인 귀차니스트
유연석이 여성 시청자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다면, 어쩌면 손호준은 뭇 남성 시청자들의 호응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여행 파트너로서의 도움? 그것보다는 실제 여행을 갔을 때 자신의 모습을 그에게 고스란히 투영했으리라. 대다수 남자들은 여행을 갈 때 꼼꼼하고 철저하게 준비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러니 유연석은 예외다!) 그저 여행 가서 주변을 어슬렁 대며 돌아다니다, 가끔 술이라도 홀짝이는 게 일상다반사다. 첫 여행이라는 그가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사소한 것들에도 감탄하는 거라든가, 친구의 속옷을 세탁하거나 위기(?)에 빠진 연석에게 자신의 팬티까지 쉬이 양보하는 모습은 수컷들의 의리를 뼈저리게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도, 더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모습은 모든 게 귀찮은 이들에겐 꿈 같은 힐링 여행이다.
지난해 인터뷰로 만났던 실제 손호준은 '꽃청춘'에서 보였던 그대로다. '응사' 당시 대본에도 없던 "눈X을 확 뽑아다가 깍두기랑 오독오독 씹어불라니까"라는 대사를 즉석에서 만들어냈던 전적은 있지만, 이는 연기에 대한 뜨거운 의지의 산물이었다. 실상은 극중 상경기를 촬영할 때 스스로 울컥해 고향집에 전화를 걸어보고, 무명 시절 도움을 받았던 유노윤호에게 보답하고 싶어 성공하겠다는 걸 입에 달고 사는 '은근 따뜻남'이다.
비록 여행 경험도 전무하고, 클럽에 가 본 경험도 없고, 심지어 영어까지 못해서 여행지에서 외국인을 만나면 심하게 쭈뼛거릴 수는 있다. 그래도 일단 지나치게 잘 생긴 외모가 어느 정도는 커버할 수 있으니 꾹 참아보자. 혹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에 흥미가 있나? 그렇다면 '여행 바보' 손호준을 데리고, '여행 고수'로 레벨업 시키는 재미를 만끽해보거나, 매사에 툴툴거리는 그에게 만족감을 안기는 미션 완수 쾌감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 기호3번 바로: 애교 만점 에너자이저
일단 셋 중 유일한 20대에 가산점. 게다가 두터운 팬덤을 구축한 아이돌 그룹 B1A4 멤버라는 점은 여행 파트너로서의 구미를 당긴다. 가~끔 '조증'이 오기라도 하면 주위의 사물과 대화를 시도하거나 랩을 내뱉어 좀 시끄러울 수는 있으니 염두하라. 그래도 애교 하나는 보장 됐으니, 여행지에서도 외로움을 타는 성격이라면 파트너로서 분명 제격이다. 수시로 셀카를 찍는 버릇이 있어 여행지 사진을 충분히 남기고 싶은 이들이라면 꽤 도움이 되는 파트너가 될 것. 대신 사진 중 절반은 얼굴로만 채워질 거라는 건 미리 알아둬라.
'응사'의 장면을 떠올려보면 실제 바로의 모습과 가장 닮아있는 건 비가 내리는 처마 밑에서 쓰레기(정우)와 소주를 마시는 장면이다. 술을 기울이며 자신의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던 바로의 모습은 자신의 욕심보다는 가장으로서 자신의 가족을 우선시하는 모습으로 '꽃청춘' 인터뷰에서도 드러났다. B1A4 초창기 시절부터 기자가 꾸준하게 봐왔던 바로는 지나치게 착하고 반듯한 심성을 지닌 스물셋 믿음직한 청년이다. 혹, 여행지에서 마음을 열고 대화를 조금이라도 나눠볼 기회가 닿는다면, 순수한 감성으로 물드는 경험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아이돌이라는 특성 탓일까. 바로는 자신의 앞에 직면한 모든 것들에 대해 충실하고, 그 상황에 만족할 줄 아는 어른스러움이 몸 깊숙히 배어있다. 멤버들과 오랜 숙소 생활을 했기에 함께 여행을 하고 숙식을 하는 것에도 별다른 불평이나 불만이 없다는 건 보장 가능하다. 생기발랄하고 가끔은 정신없는 여행을 원한다면, 당신 파트너는 주저없이 바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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