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요정’ 손연재(20, 연세대)가 드디어 해냈다.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아시안게임 첫 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탄생했다.
손연재는 2일 오후 6시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승전에서 곤봉(18.100), 리본(18.083), 후프(18.216), 볼(17.300) 총점 71.699점을 획득했다. 볼을 제외하면 모두 18점이 넘는 고득점을 획득한 손연재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손연재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의 아쉬움을 풀고 4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손연재의 라이벌로 꼽히는 덩썬웨(22, 중국)는 리본(17.483), 후프(17.583), 볼(17.400), 곤봉(17.866)까지 총점 70.332점으로 손연재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3위는 총점 68.349점의 아나스타샤 세르드유코바(우즈베키스탄)가 차지했다.
첫 번째 연기를 곤봉으로 시작한 손연재는 출발이 좋았다. 손연재는 포에테 피벗에서 다소 회전이 모자랐지만, 모든 연기를 예정대로 소화해내며 18.100의 좋은 점수를 받았다. 첫 종목부터 18점대 고득점을 돌파하면서 손연재는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게 됐다.
리본마저 완벽했다. 손연재는 수구를 높이 들어 받는 고난도 동작을 모두 소화해 가산점을 챙겼다. 손연재는 18.083으로 전날 예선에서 기록한 17.983을 가볍게 돌파했다.
손연재의 고득점 행진은 계속됐다. 세계선수권 동메달에 빛나는 후프까지 완벽했다. 손연재는 가장 높은 18.216을 찍는 기염을 토했다. 세 종목 합산 54.399를 기록한 손연재는 2위 그룹을 2점 가까이 앞서 사실상 금메달을 예약했다.
마지막 볼에서 손연재는 상큼하고 발랄한 연기로 관중들을 매료시켰다. 막판에 큰 실수를 한 손연재는 17.300점을 받으며 아시안게임 모든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금메달을 확신한 손연재는 활짝 웃으며 관중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그간 한국 리듬체조에는 신수지(23), 김윤희(23, 인천광역시청) 등의 선구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국내최강을 자랑했던 이들도 아시아권에서도 개인종합 10위권에 들어가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신수지는 4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서 개인종합 10위를 기록했다.
척박한 환경이지만 한국체조는 손연재에게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 손연재 본인의 재능과 부단한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 아시아를 제패하는 쾌거를 거두게 됐다. 앞으로 한국 리듬체조 역사는 손연재가 새로 써내려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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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