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날이구나 생각했다."
이선구 감독이 이끄는 여자 배구대표팀은 2일 인천송림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 배구 결승서 중국을 3-0(25-20, 25-13, 25-21)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여자 배구는 지난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이후 20년 만에 정상을 차지하는 쾌거를 올렸다. 아울러 4년 전 광저우 대회 결승서 중국에 당했던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다.
김희진은 경기 후 인터뷰서 "결승전을 제외하고 너무 부진했다. 여태 역할을 못했는데 이날 경기를 통해 만회를 한 거 같다. 잘하는 것보다 팀에 보탬이 되고자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야말로 미친 활약이었다. 김희진은 이날 팀 내에서 김연경(26점) 다음으로 많은 16점을 올렸다. 서브 에이스, 이동 공격, 블로킹 등을 가리지 않았다. 특히 날카로운 서브 에이스와 1인 블로킹은 승부처마다 빛을 발했다.
김희진은 "1세트서 점수 관리를 하느라 서브를 마음놓고 못 때렸다. 2세트는 서브로 반전 기회를 잡자는 각오로 했더니 좋은 서브가 들어갔다"면서 "1인 블로킹을 했을 때 오늘 '별 걸 다하고, 되는 날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희진은 이날 금메달을 확정짓는 마지막 오픈 공격을 성공시킨 것에 대해서는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믿어주고 올렸으니 그에 대한 보답으로 상대 손가락이 어떻게 되든 말든 세게 때렸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희진은 이제 아시안게임을 넘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김희진은 "리우 올림픽이 엄청 욕심이 난다. 이번 경험으로 선수들이 더 성숙한 모습으로 뛸 수 있기 때문에 안정감이 높아질 것이다"라며 메달 획득에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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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