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축구] 이광종호가 보여준 해답, 그리고 K리그의 미래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10.03 07: 30

불완전한 부분은 있었다. 아쉬움도 남았다. 악재까지 겹치면서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이광종호는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해 선수들을 금밭에 내려놨다. 28년 만에 한국 축구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이광종 감독이 지휘하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2일 인천문학경기장서 열리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북한과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 28년 만의 금메달을 노린 한국은 이날 북한을 제치고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오랜 한을 풀었다.
값진 금메달이었다. 가장 중요한 혜택이라면 역시 어린 선수들의 병역 혜택이겠으나, 금메달에 따라오는 그 행복한 부상 외에도 이광종호가 이번 우승으로 얻은 것은 많았다.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 감독은 외부의 평가에 개의치 않고 철저하게 결과를 바라보는 실리축구로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질박하고 담백한 축구, 그러나 결과를 일궈내는 이광종의 풀뿌리 축구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해답 속에는 K리그가 있었다. 윤일록(서울) 김신욱(울산)의 부상에도 이광종호는 김승대(포항)와 이종호(전남) 이재성(전북) 그리고 임창우(대전) 등의 활약 속에 매 경기 승리를 거듭했다. 골문을 굳게 지킨 김승규(울산)의 활약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답답한 공격력, 불안한 수비 조직력 등이 위험요소로 제기되기도 했으나 결과는 꿋꿋한 승리였다. 돌이켜보면, 무실점 전승 아시안게임 우승이라는 역사를 쓴 셈이다.
해외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K리그 선수들을 적극 활용한 이 감독의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표팀에 승선한 K리그 선수들은 클래식과 챌린지를 가리지 않고 모두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다. 리그가 흥해야 대표팀도 흥하는 법, 최근 여러모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던 K리그 선수들은 아시안게임에서 그 울분을 털어내듯 맹활약하며 자신들의 진가를 증명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풀어야할 문제 앞에 그 해답은 K리그에도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줬다.
하지만 이광종호는 단순히 해답을 제시하는데서 끝나지 않았다.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K리그의 미래를 열었다. 리그를 누비고 대표팀에서 활약할 가능성을 지닌 많은 선수들이 이날 우승으로 뜻깊은 병역 혜택을 받았다. 나라를 위해 뛰어 얻어낸 혜택으로 그들은 앞으로 더 많은 경기에서 활약하며 리그와 대표팀을 동시에 살찌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자 책임을 얻게 된 셈이다.
꿋꿋하게 정해진 목표 하나만을 바라보고 나아가는, 이광종 감독의 풀뿌리 축구와 함께한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 무실점 전승 우승으로 한국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그들이 앞으로 보여줄 활약은 무궁무진하다. K리그의 힘, 그리고 더 나아가 한국 축구의 힘을 보여줄 그들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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