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묵은 한 푼 태극 남매의 '금빛 합창'...3일도 이어질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10.03 06: 19

강산이 두세 차례 바뀌는 동안 금빛을 보지 못했던 태극 남매들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서 나란히 비상했다.
지난 2일은 인기 구기 종목에서 한국의 달라진 힘을 알 수 있는 날이었다. 총 3개의 값진 금메달이 나왔다. 오래도록 금메달과 인연이 멀었던 종목들이라 두 배의 기쁨을 만끽했다.
첫 스타트는 여자 농구대표팀이 끊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 농구 결승서 중국을 70-64로 물리쳤다. 여자 농구는 만리장성을 넘어 1994 히로시마 대회 이후 20년 만의 정상 고지를 밟았다. '베테랑' 변연하가 16득점을 기록하며 우승의 주역이 됐고, 신정자(14득점) 김단비(13득점) 양지희(12득점) 등이 새 역사 창조에 힘을 보탰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는 '전설' 변연하(34, KB국민은행)는 "한국 농구가 20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곳에 있어서 기분이 좋다. 국가대표가 마지막이라서 더 기분이 좋은 것 같다"고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소감을 남겨 진한 여운을 남겼다.

여자 배구대표팀이 금빛 기운을 이어받았다. 이선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인천송림체육관에서 펼쳐진 대회 여자 배구 결승서 중국을 3-0(25-20, 25-13, 25-21)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농구와 마찬가지로 히로시마 대회 이후 20년 만의 짜릿한 우승이었다. 아울러 4년 전 광저우 대회 결승서 중국에 당했던 통한의 역전패도 깨끗이 설욕했다.
26점을 올린 '주장' 김연경, 승부처마다 미친 활약을 선보인 김희진(16점), 알토란 활약을 펼친 박정아(8점)와 한송이, 양효진(이상 4점) 등이 우승의 수훈갑이었다. 이선구 감독은 "전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면서 "6명 모두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갔다"고 '개인' 보단 '팀'으로서의 경기력을 칭찬했다. 주장이자 에이스인 김연경도 "도하와 광저우에 이어 3번째 아시안게임인데 드디어 금메달을 따게 돼 정말 기쁘다"면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으니 이제 올림픽 메달이 목표다"라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조준했다.
금빛 바통의 마지막 주자는 남자 축구대표팀이었다. 이광종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인천문학경기장에서 개최된 대회 남자 축구 결승서 120분 혈투 끝에 연장 후반 추가시간 임창우의 천금 결승골을 앞세워 북한을 1-0으로 제압했다. 남자 축구가 1986 서울 대회 이후 2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이었다. 영광스런 기록도 남겼다. 7경기 무실점을 기록하며 전승을 거뒀다. 1951 제 1회 뉴델리 대회서 개최국 인도가 3경기 7득점 무실점으로 우승을 차지한 이후 아시안게임 사상 두 번째로 무실점 전승 우승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결승골의 주인공 임창우는 "수비수로서 금메달보다는 무실점이 더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무실점 우승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기뻐했다. 이광종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28년 만에 금메달을 땄다. 선수들에게 박수 쳐주고 싶다"고 제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태극 남매들은 폐막을 하루 앞둔 3일 다시 한 번 금빛 합창을 준비하고 있다. 남자 농구대표팀이 오후 6시 15분 인천삼산월드체육관서 이란과 결승전을 벌인다. 세팍타크로 남녀 대표팀은 오전 9시 30분부터 부천체육관에서 태국과 레구 종목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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