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부탁해요’ 이경규, 캠페인형 예능에 최적화된 MC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4.10.03 07: 08

이경규가 20년을 몸담았던 MBC에 오랜만에 복귀했다. 지난해 2월 설 특집 파일럿으로 방송된 '내 영혼의 밥상'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고, 고정 프로그램을 기준으로하면 '명량 히어로' 폐지 5년만의 복귀.
돌아온 이경규가 택한 프로그램은 파일럿 프로그램 ‘국민고충해결단-부탁해요’다. 이는 사람 사이의 갈등, 사회 제도로 인한 생활 속 소소한 어려움을 국민 고충 해결단 MC들과 함께 해결하며 더 밝은 대한민국을 만든다는 취지의 신개념 공익 예능으로, 이경규는 시민들과 함께 한 캠페인으로 엔딩을 장식하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했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국민고충해결단-부탁해요’에서 이경규를 포함한 고충해결단(이덕화, 유상무, 보라)은 도심 주택가에 풍기는 닭소리와 냄새 때문에 하루도 편히 살수 없다는 이웃 주민들의 의뢰를 접수해 문제의 가정집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사연 속 부부는 이웃들의 잦은 민원에 잔뜩 예민해진 상태. 이들은 고충 해결단의 방문을 탐탁치 않아 했고, 닭에게 마음의 치유를 받았기에 닭을 키우는 것을 포기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에 고충해결단은 방치되어 있던 농장 환경을 개선, 닭들이 편하게 살고 주민들도 고충을 겪지 않도록 도움을 줬다. 여기에 친정 어머니와 해묵은 갈등을 풀도록 주선하며 근본적인 도움을 줬다.
이들 부부가 지난해 2월 KBS 2TV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바 있다는 점은 소재가 중복 사용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현재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해 근본적인 도움을 줬다는 점에선 눈여겨 볼만 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이날 방송의 백미는 ‘일밤-이경규가 간다’를 연상케 한 '무단횡단 근절 캠페인'.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OECD 회원국 중 1위이고, 사망의 주된 원인은 바로 무단횡단이다. 이에 고충해결단은 첫 번째 공익 캠페인으로 무단횡단불감증에 빠진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무단횡단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이경규를 비롯한 고충해결단은 3원 생중계로 실태를 감시하며 무단횡단자 수를 집계, 이날 출연한 구청장들과 무단횡단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논하고 직접 무단횡단 근절을 위한 캠페인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과거 양심냉장고를 선물하며 정지선 지키기에 큰 공헌을 한 이경규. 그는 무단횡단을 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전달하고, 구청장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캠페인 전개를 위한 포석을 다졌다. 무엇보다 30년을 활동하며 쌓아온 인지도 덕분에 남녀노소 상관없이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이경규의 강점. 여기에 이경규는 특유의 버럭 캐릭터를 바탕으로, 할 말을 속 시원히 다 하며 웃음과 통쾌함을 한 데 선사했다.
결과적으로 이경규는 가장 잘 하는 분야로 MBC에 문을 두드렸다. 과연 이경규는 ‘부탁해요’가 정규 편성에 성공하며 MBC로 성공적인 복귀를 할 수 있을지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고충해결단-부탁해요’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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