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종호가 진정한 '원 팀(One Team)'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이광종 감독이 지휘하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지난 2일 인천문학경기장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북한과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0 승리를 거뒀다. 28년 만의 금메달을 목표로 삼았던 한국은 이날 북한을 제치고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오랜 한을 풀었다.
한국은 조별리그부터 단 한 차례도 지지 않고 7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 지었다. 얼핏 보기에는 손쉽게 금메달을 딴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선수 선발부터 이광종 감독이 원했던 손흥민(레버쿠젠)과 이명주(알 아인) 등을 부르지 못했고, 조별리그 2차전에 공격의 핵심 김신욱(울산)과 윤일록(서울)을 부상으로 잃었다.
공격진에 문제가 생기면서 이광종호는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매 경기 승전보를 전함에도 불구하고 결정력이 문제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러나 이광종호는 흔들림이 없었다.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도 꿋꿋이 자신들이 갈 길을 걸었다.
모두가 한 마음이었다. 비판의 대상이 된 공격진을 수비진은 중요할 때마다 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강하게 보였고, 공격진은 자신들의 부진에도 무실점으로 견디는 수비진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이광종 감독은 결승전 직후 "득점 기회는 많았지만 문전에서의 침착함과 센스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했던 것처럼 외부의 말을 겸허하게 인정을 하면서도 선수들을 다그치지는 않았다.
공격진과 수비진, 그리고 감독의 이러한 자세는 진정한 '원 팀'이 될 수 있게 했다. '원 팀'이 된 이들은 조급함을 멀리할 수 있었다. 일본과 8강전은 물론 북한과 결승전에서도 조급함을 버린 한국은 흔들림이 없었다. 그저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상대를 괴롭혔다. 그 결과는 경기 종료 직전의 결승골이다. 장현수의 일본전 결승골과 임창우의 북한전 결승골 모두가 해당된다.
'원 팀'으로서 한 마음이 돼 움직인 한국은 결국 '원 팀'답게 모두 똑같이 웃을 수 있었다. 부상으로 많은 힘을 보태지 못한 김신욱과 윤일록도 활짝 웃었다. 그동안 도움이 되지 못해 압박과 부담에 시달렸지만 이제는 떨쳐낼 수 있게 됐다. 물론 김신욱과 윤일록 스스로가 떨쳐낸 것은 아니다. 동료들의 활약이 떨쳐내게 했다. 그러나 이미 한 마음, 한 몸과 같은 '원 팀'인 그들로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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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