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기록은 류현진이다.
롯데 좌완 에이스 장원준(29)이 5년 연속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장원준은 지난 2일 사직 한화전에서 5이닝 5실점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타선과 불펜의 도움을 받아 시즌 10승을 올렸다. 이로써 장원준은 경찰청 군복무 기간이었던 2012~2013년을 제외하고 2008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수확했다.
2008년 12승을 시작으로 2009년 13승, 2010년 12승, 2011년 15승에 이어 올해 롯데에 복귀하자마자 10승을 했다. 5년 연속 10승은 프로야구 역대를 통틀어도 9번째 기록. '투수의 팔은 소모품'이라는 인식이 강한 야구에서 이렇게 꾸준하게 10승 이상 기록하는 것은 분명 보기 드문 일이다. 부상으로 쉬어가는 해 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한 결과다. 철저하 자기관리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어려운 기록이다.

이 부문 역대 최고 기록은 이강철 넥센 수석코치가 갖고 있다. 이강철 수석코치는 해태 시절이었던 1989년부터 1998년까지 무려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꾸준함의 대명사로 활약했다. 그 뒤를 정민철 한화 투수코치가 1992~1999년 8년 연속으로 잇고 있다.
뒤이어 선동렬(1986~1991) 정민태(1996~2003) 다니엘 리오스(2002~2007) 류현진(2006~2011)이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고, 김상진이 1991~1995년 5년 연속 했다. 장원준은 그들에 이어 역대 9번째 5년 연속 10승을 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을 제외하면 현재 진형행 기록은 장원준 뿐이다. 당분간 이 기록에 도전할 만한 투수가 없다.
특히 5년 연속 10승은 좌완 투수 중에서 류현진에 이어 장원준이 두 번째일 정도로 드물다. 내로라하는 특급 좌완 투수들도 쉽게 이루지 못했다. 한국프로야구 최고 좌완으로 꼽히는 구대성은 대부분 마무리로 나와 두 자릿수 승수는 1996년 18승이 유일하다. 이상훈도 데뷔 초에만 선발로 뛰어 1994~1995년 2년 연속에 그쳤다. 롯데 레전드 주형광 역시 1994~1999년 6년 사이 5번이나 10승 이상 올렸으나 1997년 6승으로 3년 연속이 최다다.
현역 좌완 투수로는 김광현(3년·2008~2010) 봉중근(3년·2008~2010) 장원삼(3년·2012~2014) 모두 3년 연속이 최다 기록이다. 양현종은 2009~2010년 2년 연속이 전부. 그들을 넘어 5년 연속 10승 이상 거둔 장원준의 꾸준함이 더욱 돋보인다.
장원준은 5년 연속 10승 이유에 대해 "글쎄, 특별한 비결은 없다. 남들은 투구폼과 밸런스가 좋아서 부상을 잘 당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영향이 있는 것 같다"며 "늘 하던대로 훈련을 계속 하고 있다. 트레이닝 코치님들이 주는 운동 매뉴얼을 빠지지 않고 소화했다. 많이 던져도 회복을 빨리 할 수 있었고, 부상없이 길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부터 7년 연속 규정이니을 꼬박꼬박 소화하고 있다.
이어 장원준은 "나 혼자 잘해서 한 기록이 아니다. 야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기에 가능했다"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낸 뒤 "욕심 같아서는 은퇴하기 전까지 매년 10승을 하고 싶다. (이강철 코치 최고 기록에) 도전 한 번 해보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이강철 코치의 기록을 깨기 위한 첫 관문이 이제 류현진의 6년 연속. 장원준이 류현진 못지 않은 꾸준함의 좌완으로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다. 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첫 FA 자격을 취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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