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감독, "내년에는 해설이나 한 번 해볼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0.03 06: 56

"내가 해설하면 난리 날거야".
지난 1일 한화-롯데전이 열린 사직구장. 경기 전 MBC 허구연 해설위원의 모습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던 김응룡 감독과 취재진 사이에 자연스럽게 야구 해설 이야기가 나왔다. 인천 아시안게임이 한창이 가운데 방송계는 시청률 싸움으로 치열하다. 앞다퉈 스타 해설자 영입에 나섰다.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박찬호(SBS) 이승엽·이종범(KBS) 등 내로라하는 당대 최고 야구 스타들의 특별 객원 해설로 마이크를 잡고 방송에 나섰다.
이 이야기에 김응룡 감독은 "나도 내년에는 해설이나 한 번 해볼까. 내가 해설하면 시청률 1위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껄껄 웃었다. 김 감독은 1983년 해태를 시작으로 2004년 삼성까지 22년을 쉼 없이 현장에서 지휘한 뒤 삼성 사장으로 승진하며 야인으로 보낸 시절이 거의 없었다. 최근 2년간 한화를 이끌면서 당연히 바깥에서 해설을 하게 될 기회도 오지 않았다.

김응룡 감독은 "내가 해설하면 감독·코치·선수는 물론 심판까지 가리지 않고 잘못한 게 있으면 거침없이 보이는 대로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평소에도 문제가 있는 부분에 가감없이 지적하는 언행으로 유명하다. 다소 민감한 문제라도 김 감독의 발언은 거침없다.
평소 일본 야구를 유심히 보는 김 감독은 "일본에서도 해설자들의 유형이 다르다. 잘 한다고 칭찬만 하는 해설이 있는가 하면 노무라 가쓰야 감독처럼 계속 지적하고 독설하는 유형이 있다. 노무라 같은 사람들이 해설자로는 인기가 많더라"고 이야기했다.
만약 김 감독이 마이크를 잡으면 '독설파' 유형의 새지평을 열 전망. 하지만 김 감독은 이내 농담이라는 듯 "누가 나를 해설시켜주겠나. 난 욕을 많이 해서 안 된다. 난리 날 것이다. 방송에서 욕 하면 되겠는가"라고 손사래 쳤다. 욱 하는 성격이 있는 김 감독은 자신이 방송에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평소 김 감독은 방송 인터뷰도 될 수 있으면 피하려 한다.
김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한화와 2년 계약이 만료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화 성적이 최하위에 머물러있어 재계약 가능성은 높지 않다. 김 감독도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법"이라며 조금씩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때문에 내년에는 자유롭게 해설할 수 있는 위치가 된다. 정식 해설위원은 어려워도 한두 경기 정도 특별 해설을 맡는 건 문제없다. 김성근 전 고양 원더스 감독도 1년에 한 번씩 특별 해설을 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과연 내년에 '해설자' 김응룡 감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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