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기세가 시즌에 돌아와서도 뜨겁다.
롯데 내야수 황재균(27) 외야수 손아섭(26)은 지난주까지 태극마크를 달고 인천 아시안게임을 뛰었다. 두 선수는 지난달 29일 야구 결승 대만전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손아섭은 선제 적시타, 황재균은 쐐기 적시타로 한국의 승리를 이끌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병역혜택이라는 선물까지 받았다.
대회 기간 두 선수는 주전으로 활약했다. 황재균은 예선 첫 2경기에서 교체로 나왔지만 이후 3경기를 주전 3루수로 나오는 등 5경기 12타수 8안타 타율 6할6푼7리 5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2번타자로 고정된 손아섭도 5경기 16타수 6안타 타율 3할7푼5리 4타점 4득점으로 테이블세터 역할을 잘했다.

금메달을 따고 돌아와서도 두 선수의 기세는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시안게임 이후 첫 경기였던 1일 대구 삼성전에서 황재균은 4타수 1안타 2볼넷으로 3출루에 성공했고, 손아섭도 2루타 포함 3타수 1안타 3볼넷으로 4번이나 출루했다. 롯데는 패했지만 두 선수의 끈질긴 승부근성은 돋보였다.
여세를 몰아 2일 사직 한화전에서도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불과 4일 전까지 아시안게임 동료로 함께 금메달의 영광을 나눴던 한화 선발 이태양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선 것이다.
1번타자 황재균은 2루타 2개 포함 5타수 4안타 1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3회 좌측 2루타로 공격의 포문을 열어 첫 득점 발판을 마련했고, 4회 1사 2루에는 좌익수 키 넘기는 큼지막한 2루타로 타점을 올렸다. 6회와 8회에도 안타를 때리며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6회에는 정근우의 느린 타구를 빠르게 대시해 맨손으로 캐치한 뒤 정확한 러닝 스로로 아웃시켰다.
손아섭도 1-0으로 리드한 3회 1사 3루에서 곧바로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추가점을 만들어냈고, 4-1로 앞선 4회 2사 2루에서는 이태양의 초구 포크볼이 가운데 몰리자 중앙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으로 장식했다. 볼넷도 2개나 얻어내는 고도의 집중력까지 발휘했다. 중심타자로서 전혀 힘과 결정력을 과시했다.
손아섭은 "아시안게임 이후 경기가 계속 이어졌지만 지금 워낙 중요한 시기라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기겠다는 생각만 했다"며 "항상 만족하지 않겠다. 가장 아래에 있는 선수라는 생각으로 채찍질하고 있다"고 절박한 각오를 보였다.
7위 롯데는 4위 LG에 3.5경기차로 뒤져있어 4강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역전 4강은 힘들다. 하지만 황재균과 손아섭은 포기를 잊은 듯 무서운 기세를 뽐내고 있다. 아시안게임 역전 금메달을 따낸 그들에게 포기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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