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스파이크가 좌절된 남자 배구대표팀이 귀중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대표팀은 3일 인천송림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남자 배구 동메달 결정전서 중국에 3-1(20-25, 25-20, 25-13, 25-2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전광인이 양 팀 최다인 21점을 올리며 승리의 수훈갑이 됐고, 곽승석(15점), 최민호(14점), 신영석(11점)이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이어 2연속 동메달을 따내는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 당초 목표였던 8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에는 실패했지만 발전 가능성을 남기며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게 됐다.

자칫하면 지난 1962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서 5위에 그친 이후 52년 만에 아시안게임 노메달의 수모를 겪을 뻔했다. 적어도 1세트까지는 분위기와 흐름이 심상치 않았다.
중국 위안즈의 강력한 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렸다. 만리장성의 장신 숲은 쉽사리 뚫어내기 힘든 높은 벽이었다. 내내 끌려다니다 1세트를 20-25로 내줬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동메달은 쉽지 않아 보였다.
2세트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전광인과 신영석이 힘을 냈다. 박기원호의 주포 전광인은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고 맹활약했다.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로 중국의 혼을 빼놓았다. 신영석도 승부처마다 알토란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역전 드라마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민호와 곽승석까지 득점에 가담한 한국은 2, 3세트를 내리 따내며 동메달에 한걸음 다가섰다.
4세트는 박빙의 승부였다. 세트 중반 15-15로 안갯속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한국의 집중력이 더 빛났다. 팽팽한 승부처서 상대의 기를 꺾는 블로킹으로 승기를 잡았다. 한선수와 최민호가 상대의 공격을 막아섰고, 신영석과 최민호의 속공, 전광인의 시간차 공격에 힘입어 치열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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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