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동메달이었다. '수장' 박기원 감독도 눈시울을 붉혔고, '동메달의 주역' 전광인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남자 배구대표팀이 만리장성을 넘고 아시안게임서 2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대표팀은 3일 인천송림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남자 배구 동메달 결정전서 중국에 3-1(20-25, 25-20, 25-13, 25-2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전광인이 양 팀 최다인 21점을 올리며 승리의 수훈갑이 됐고, 곽승석(15점), 최민호(14점), 신영석(11점)이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이어 2연속 동메달을 따내는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 당초 목표였던 8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에는 실패했지만 발전 가능성을 남기며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게 됐다.

주포 역할을 톡톡히 하며 승리를 이끈 전광인은 믹스드존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금메달 좌절에 대한 아쉬움과 동메달의 기쁨이 뒤섞인 눈물의 동메달이었다. 전광인은 "아쉽다. 일본전이 뜻대로 안풀렸고, 결승 진출 실패로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 했다. 방에 갈 때까지 아무 말도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광인은 이어 "마지막까지 이 멤버들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남기고 싶어서 최대한 열심히 했다"면서 "준결승 패배는 우리가 못하고 부족해서 진 거다. 잘하면 이길 수 있다. 노력을 많이 했지만 결과가 안나왔다"고 일본전 패배를 곱씹었다.
전광인은 "경기 전 '유종의 미를 거둬보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마지막 경기를 이기게 돼서 즐겁고, 나에겐 평생 잊지 못할 멤버들이다. 너무 잘해줬다. 앞으로 대표팀서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것 같다"고 눈물의 동메달 멤버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다.
박기원 감독도 경기 후 눈물을 보였다. 박 감독은 "아쉽지만 선수들 잘못은 없다. 잘해줬다"며 자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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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