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 유재학 감독의 지략이 아시아 최강센터 하메드 하다디(29)를 무력화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대표팀은 3일 오후 인천삼산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전에서 이란과 접전 끝에 79-77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002년 부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후 12년 만에 꿈에 그리던 정상을 밟았다. 아울러 한국농구는 아시안게임에서 남녀가 최초로 동반우승을 거두는 쾌거를 달성했다.
관건은 NBA출신 센터 하메드 하다디(29)의 봉쇄에 있었다. 한국은 지난해 이란과 두 번 붙어 모두 패했다. 하다디는 평균 32점, 14리바운드로 한국골밑을 유린했다. 하다디를 어떻게 막느냐에 운명이 달려 있었다.

주전센터로 나선 김종규는 육탄으로 하다디를 막았다. 여기에 오세근이 도움수비를 오면서 하다디가 골밑에서 쉽게 공을 잡는 것은 어느 정도 막아낼 수 있었다. 하다디의 수비에 가드진까지 총동원됐다. 양동근은 하다디가 드리블을 칠 때 하단부가 약해지는 틈을 노렸다. 조성민은 하다디에게 가는 로빙패스를 중간에서 가로챘다. 한국은 경기초반 하다디의 위력을 어느 정도 최소화시키며 22-14로 앞서는데 성공했다.
하다디보다 더욱 문제는 ‘아시아 최고의 포워드’ 니카 바라미였다. 유재학 감독은 대인수비가 가장 좋은 양희종에게 바라미 봉쇄의 특명을 맡겼다. 하지만 양희종이 초반 파울을 범하고 벤치로 나간 것이 문제였다. 바라미는 2쿼터 초반까지 이란이 올린 24점 중 17점을 혼자 책임지는 원맨쇼를 펼쳤다. 돌파면 돌파, 슛이면 슛 1 대 1 기술에서 도저히 그를 당할 재간이 없었다. 이란은 하다디가 없는 가운데 바라미의 활약으로 30-27로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은 다소 거친 파울로 하다디를 제어했다. 제아무리 하다디라도 편하게 쏜 슛은 없었다. 거친 수비에 파울이 불리지 않자 하다디는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자유투 2구를 얻었지만 모두 놓쳤다. 심판판정에 대한 불만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였다. 하다디는 전반전 6점, 3리바운드로 부진했다.
후반전 하다디는 심기일전했다. 한국은 하다디를 막기 위해 김종규, 김주성, 이종현, 오세근 등 빅맨진을 총동원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하다디는 고공패스를 받아 한국의 이중삼중 수비를 뚫고 골을 넣거나 파울을 얻어냈다.
한국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맞섰다. 특히 김종규는 막판에 결정적 바스켓카운트 성공으로 하다디를 묶었다. 하다디는 14점, 6리바운드로 부진하며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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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