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농구] '맏형' 김주성, 금메달로 화려한 대표팀 은퇴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10.03 20: 09

'맏형' 김주성(동부)가 금메달로 대표팀 인생을 마무리 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대표팀은 3일 오후 인천삼산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전에서 이란과 접전 끝에 78-75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002년 부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후 12년 만에 꿈에 그리던 정상을 밟았다. 아울러 한국농구는 아시안게임에서 남녀가 최초로 동반우승을 거두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날 승리가 더욱 크게 다가오는 선수가 있다. 바로 맏형 김주성이었다. 그에게는 여러모로 각별한 의미가 있는 아시안게임이었다. 16년 전 '막내' 김주성은 태극마크를 달고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어린 나이였지만 김주성은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평소처럼 대표팀에서도 변함없는 활약을 선보였다.

그랬던 김주성은 한국농구 대들보로 성장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한국은 연장전 접전 끝에 중국을 102-100으로 이겼다. 김주성은 서장훈과 함께 야오밍, 왕즈즈 등 거인들을 육탄으로 방어해 금메달에 기여했다.
이후 한국농구는 긴 침체기에 들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서는 사상 최악의 6위로 떨어졌다. 그 때도 김주성은 태극마크를 달고 있었다. 한국농구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에 모두 그가 증인이었다. 한 차례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돌아온 김주성은 "후배들에게 12년 전 우승의 맛을 보여주고 싶다"며 농구화 끈을 질끈 묶었다.
12년 전 야오밍처럼 한국의 앞에는 하메드 하다디(29, 바람)라는 괴물센터가 버티고 있었다. 신장도 작고 힘도 달리지만 김주성은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노장의 투혼에 후배들도 힘을 냈다. 김주성을 대신한 김종규가 맹활약하면서 큰 형의 마지막 가는 길에 보탬이 됐다.
금메달을 따냈다. 김주성이 코트에서 맹활약 한 것은 아니었지만 후배들을 응원하며 함께 정상에 올랐다.  국내무대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무대에서 경쟁한 것만으로도 큰 성장의 계기가 됐다. 태극마크에 대한 김주성의 애착과 투혼은 이종현, 김종규, 오세근 등 후배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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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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