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함성이 인천 하늘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대표팀은 3일 오후 인천삼산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전에서 이란과 접전 끝에 79-77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002년 부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후 12년 만에 꿈에 그리던 정상을 밟았다. 아울러 한국농구는 아시안게임에서 남녀가 최초로 동반우승을 거두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번 결승전은 한국농구의 운명의 걸린 한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프로농구 최고의 선수들이 약 5개월 동안 합숙훈련을 하면서 오직 아시아 제패만을 꿈꿨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침체된 한국농구를 살리기 위해 반드시 금메달이 필요했다. 강적 이란이 버티고 있었지만 한국은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이겨야만 했다.

분위기도 고조됐다. 경기시작 4시간 전부터 삼선체육관 앞에는 표를 구하려는 행렬이 장사진을 이뤘다. 프로농구 티켓의 3~4배 가량인 4만원의 값을 치르더라도 입장하려는 관중들이 넘쳐났다.
주변 환경도 농구 편이었다. 아시안게임이 폐막을 하루 앞두며 대부분의 메인이벤트들이 끝났다. 남자배구는 일본에 패하며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3일 저녁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남자농구 결승전이었다. 지상파 SBS에서 생중계를 맡으며 전국민이 태극전사들의 활약상을 지켜봤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과 농구월드컵조차 방송사의 외면을 받았다. 한국농구 입장에서 인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필리핀고의 8강 조별리그에서 필리핀 팬들이 삼선체육관을 점령했다. 인천이 아니라 필리핀에 와있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유재학호는 인천에서 마치 원정경기를 치르는 듯한 어려움에 처했다. 이날 38점을 넣어 한국을 승리로 이끈 문태종은 “팬들의 성원이 적어 서운했다”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란전은 달랐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대부분 한국 사람이었다. 일방적인 응원으로 한국에 힘을 실어줬다. 한국 선수들이 멋진 플레이를 할 때 마다 관중들은 엄청난 함성을 내뿜었다. 평소 프로농구에서는 좀처럼 느끼기 어려운 열기였다. 힘을 얻은 선수들은 이란을 상대로 기대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7천 여명의 관중들이 일제히 ‘대~한민국’을 외칠 때 장내가 떠나가는 듯했다.
4쿼터 승부처에서 응원의 힘은 대단했다. 김종규가 바스켓카운트를 얻어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자 7천여 관중이 모두 '대~한민국'을 외쳤다. 한국의 승리가 확정되자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아시안게임 남녀 동반우승으로 한국농구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아울러 개막을 앞둔 프로농구리그에서 흥행을 노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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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