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입국, 열흘을 보낸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대한민국은 어떻게 비쳐졌을까.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한국에 대한 다양한 인상을 정감어리고 솔직하게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3일 오후 7시부터 그랜드 힐튼호텔 라운지에서 '온라인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슈틸리케 감독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는 팬들이 축구협회 공식 페이스북(www.facebook.com/kfa.or.kr)을 통해 질문을 남기면 직접 실시간으로 답변하는 '라이브 Q&A' 형태로 진행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가장 먼저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것에 대해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금메달을 딴 것에 대해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 좋은 경기였고, 극적으로 이긴 것이라 더 기뻤던 것 같다"고 축하인사를 전했다.

열흘 동안의 한국 생활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다른 많은 나라를 가봤지만 한국처럼 환영을 해준 곳은 없었다. 불편한 곳은 2주밖에 안돼서 그런 지 모르겠지만 심지어 날씨까지 매우 마음에 든다"면서 "아직 한두가지 밖에 못 먹어봤지만 한국인들이 많이 먹는 쌀밥도 입맛에 맞고, 김치는 좀 맵지만 맛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어를 배울 생각이 있나는 질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과의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노력을 많이 할 생각"이라면서 "독일어가 가능한 선수들과는 소통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이름을 짓는다면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싶냐는 질문에 "한국어가 매우 어렵다. 대표팀 선수들 라인업을 봐도 김씨, 박씨 선수들이 많아서 이름을 부르면 5~6명의 선수들이 대답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면서 "한국 이름에 대해 익숙하지 않지만 최대한 빨리 적응하고 싶다"고 다소 질문과는 다른 답변이었지만 적극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인자하실 것 같다'는 다소 뜬금없는 질문에도 진지하게 답했다. "60년 인생을 살았다. 당연히 여러 성격이 있겠지만, 스위스 대표팀 감독이었을 때 브라질전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 당시 경기 직후 선수들과 샤워를 한 적도 있다. 물론 지금은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지금의 성격이 지난 60년 생활을 통해 나타나는 것 같다"고 과거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한국 축구팬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전에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관람한 적이 있는데, 응원을 듣는 순간 아르헨티나에 와 있는 줄 알았다"면서 "환경이나 분위기 응원 구호 등이 아르헨티나를 생각나게 하더라. 인상 깊었고 긍정적이었다. 그리고 축구팬들이 질서 정연하고 올바른 태도로 관람하는 자세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인들이 알아보는가를 묻자 "아직 많은 분들이 알아보시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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