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이겨준다는 약속에 눈시울이 빨갛게 됐다."
지난 한 달여의 시간은 이재성(22, 전북 현대)에게 잊을 수 없는 기간이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에 소집된 이재성은 프로 데뷔 1년 차의 젊은 나이에도 주전 자리를 꿰차 매 경기 돋보이는 활약을 선보였다. 이재성의 활약은 화끈한 결과물로 돌아왔다. 지난 2일 한국은 북한을 연장 접전 끝에 물리치고 1-0으로 승리, 2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이재성에게는 마냥 기쁨만 존재한 결과가 아니었다. 전반 19분 만에 부상으로 교체된 탓에 기쁨과 아쉬움이 동시에 교차하는 금메달이었다. 이재성은 3일 OSEN과 전화통화서 "마지막 경기였던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다. 그러나 이른 시간에 교체돼야 했다.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너무 많이 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동료들은 이재성이 큰 부담을 갖지 않도록 오히려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성은 "전반전이 끝난 후 하프타임에 동료들과 이야기를 했다. 경기장에 나가면서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승리를 기원했다"며 "동료들이 꼭 이겨준다는 약속을 했다. 나의 기대에 보답을 해준다고 했다. 눈시울이 빨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대부분의 경기서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던 이재성은 한 달여의 짧은 시간이지만, 이제는 더할 나위 없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대표팀에서 경기에 뛸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했다.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내게는 뛰었던 모든 경기가 소중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해산한 직후 원 소속팀인 전북에 복귀한 이재성은 "한 달 정도 팀을 비워도 형들이 선두 자리를 지키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지켜주셨다"며 "이제는 내가 팀에 보탬이 될 시간이다. 내 목표는 전북의 우승이다. 나머지 대회서 꼭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뛸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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