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장기하의 얼굴들의 장기하가 ‘마녀사냥’ 게스트로 출연해 재치 있는 입담을 뽐냈다.
장기하는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마녀사냥’에서 1부 ‘그린라이트를 켜줘’부터 2부 ‘그린라이트를 꺼줘’ 코너까지 참여하며 다양한 대화를 나눴다. MC들의 짓궂은 19금 질문에도 밀리지 않는 그의 차분한 성격이 돋보였다.
이날 방송은 유독 수위 높은 대화가 많은 듯 했다. 시작부터 ‘음탕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 받은 장기하는 스스로 “많은 분들이 나를 목석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표정 변화도 많지 않은 편이라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른다는 것 같다”며 실제로는 유연한 자신의 성격에 대해 과시했다. MC들이 “신체는 변하지 않냐”고 묻자 그는 “신축성 있다”며 자신 있게 대답했다.

이후 장기하는 ‘마녀사냥’의 공식 질문에 대해 자신은 “낮져이 밤이져”라고 답했는데, 허지웅이 “기본으로 늘 두 번씩 한다는 말이냐”며 짓궂게 묻자 그는 “낮에는 기본적으로 지는데 꼭 이겨야 하는 순간에는 이긴다. 밤에는 기본적으로 이기지만 꼭 져야만 하는 순간에는 진다”며 차분하게 설명했다. ‘이긴다’, ‘진다’라는 것이 무엇을 표현하는 것인지는 이날 방송에서는 꼬집어 설명되지 않았다.
장기하는 또, 몸에 털이 많다는 MC들의 코멘트에도 “가슴에도 털이 있다”고 고백하고, 클럽에 대한 질문에도 “가본 적은 있지만 나처럼 술을 너무 좋아하면 클럽 문화를 즐기지를 못한다”고 답하는 등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진 ‘그린라이트’ 사연들에도 신중하게 몰입하고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등 거침 없는 입담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화제가 된 사연은 영화관에서 5살 연상의 누나와 손을 잡은 한 남성의 것이었는데, 그의 묘사가 매우 자세하고 적나라해 MC들은 “너무 야하다”고 경악했다. 장기하는 MC들의 등에 떠밀려 곽정은 기자와 상황을 재연했는데, 당황하지 않는 그의 모습에서 연기 활동 내공 마저 느껴졌다.
곽정은은 장기하에 대해 “라디오 DJ시고 내가 한 달에 한 번씩 게스트로 나갔다. 여자로 하여금 말을 많이 할 수 있게 들어주는 역할을 잘 하더라”고 칭찬했다. 경청 능력이 좋은 탓인지, 장기하는 모든 사연마다, 출연진의 농담마다 편하게 듣고 여유롭게 답하며 자연스러운 예능감을 선보였다.
방송 말미에 장기하는 “항상 예능프로그램 나오면 걱정을 한다. 말 하려다가 타이밍을 놓치는데 오늘은 저를 많이 기다려 주셔서 할 말을 많이 잘 한 것 같다”며 웃었다. 가끔은 난감하고 수위 높은 대화 주제에도 평온하게 방송에 임하는 그의 모습에서 반전매력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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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