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을 대표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정글 음식 먹방(먹는 방송)이다. 먹방은 '정글의 법칙'에 득도 되지만 실도 되고 있다.
'정글의 법칙'에서 먹방은 떼려야 뗄 수 없다. 정글이라는 낯선 곳에서 접하는 새로운 식재료는 당연히 중요한 볼거리 중 하나기 때문. 지난 3일 방송된 '정글의 법칙 in 솔로몬'에 등장한 코코넛크랩찜 등의 음식 또한 그러했다. 그러나 먹방에는 엇갈린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한다. 먹방은 여전히 '정글의 법칙'의 큰 볼거리라는 것과 이제는 진부해진 아이템이라는 것이다.
먹방은 예능에서 생각 외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한때는 이 먹방이 성공하는 예능의 필수 요소인 시절도 있었다. 이는 '정글의 법칙'에도 해당됐다. 병만족이 듣도 보도 못한 정글 음식들을 먹고 그 맛을 전하는 장면은 이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했다. 그런 만큼 '정글의 법칙'은 거의 매 회 먹방을 선보이고 있다. 물론 정글 생존에 가장 중요한 것이 먹는 일이라는 것 또한 '정글의 법칙'과 먹방의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어느샌가 먹방이 대세에서 멀어져가고, 먹방을 아이템으로 삼았던 예능들이 하나둘씩 다른 소재를 찾기 시작했다. 이는 '정글의 법칙'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진귀한 먹방은 이제 더 이상 진귀하지 않게 됐다. 무려 3년여동안 방송돼 온 '정글의 법칙'이며, 그 시간동안 온갖 먹방을 선보여왔으니 다소 식상하게 다가오는 것은 무리는 아니었다.
이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먹방의 진부함에 대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코코넛크랩찜만 하더라도 "먹방의 법칙"이라는 네티즌의 불만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이날 방송의 식사 시간만 해도 꽤 오랜 시간동안 멤버 개개인의 리액션과 함께 전파를 탔다.
그럼에도 먹방을 포기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평일 예능 중 최고의 시청률을 굳건히 지켜오고 있는 '정글의 법칙'이 굳이 대표적 특징 중 하나인 먹방을 포기하는 것은 모험이다. 먹방을 싫어하는 시청자가 있는 만큼 좋아하는 시청자들의 존재 또한 걸리는 점이다.
정글 생존에서 식생활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는 점도 그 이유다. 일부에서 먹방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와도 '정글의 법칙'은 선뜻 '하지 않겠다'고 말할 수 없다.
결국 딜레마에 빠졌다. 먹방을 포기할 수도, 그렇다고 시청자들의 불만을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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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법칙'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