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최하위 한화는 지난 3일 사직 롯데전에서 3-15 대패를 당했다. 같은 날 4위 LG가 넥센을 꺾으며 두 팀 사이 승차는 10경기로 벌어졌다. 잔여 9경기에 관계없이 한화는 가을야구 확률이 0%로 소멸됐다. 이날부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이로써 한화는 지난 2008년부터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하게 됐다. 2008년 5위를 시작으로 2009년 8위, 2010년 8위, 2011년 공동 6위, 2012년 8위, 2013년 9위에 이어 올해도 9위로 최하위가 유력하다. 최근 6년 사이 무려 5번이나 최하위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화는 김인식 감독 시절이었던 2005~2007년 3년 연속 가을야구를 맛보며 강팀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휴식기 이후 3위에서 5위로 떨어진 것이 암흑기의 시작이었다. 세대교체 실패와 미비한 전력 보강으로 2009년부터는 맨 밑바닥으로 떨어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인식 감독이 물러난 후 한대화 감독에 이어 김응룡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한화의 순위는 벌써 7년째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2012년부터 2군 전용훈련장 건립과 대폭적인 전력 보강으로 하위권 탈출을 위해 안간힘 썼지만 한 번 무너진 팀을 재건하는 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모습이다.
한화의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역대 프로야구에서 두 번째 최장기간 기록. 역대 최장기간 포스트시즌 탈락은 LG가 갖고 있다.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끝으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무려 10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초대받지 못했다. 지난해에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 가을야구 숙원을 풀었다.
이어 롯데가 2001~2007년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탈락했다. 2001~2004년 4년 연속 8위로 머무르는 등 '8888577' 비밀번호로 대변되는 암흑기를 보냈다. 그에 앞서 삼미-청보-태평양으로 이어진 인천팀들이 1982~1988년 7년 연속 가을야구를 못했다. 한화는 이들과 함께 불명예 기록을 나란히 했다.
각 팀별로 가장 오랜 기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기록은 어떠할까. 삼성(1994~1996년), SK(2000~2002년)가 3년으로 가장 짧고, KIA(1998~2001년)가 4년이며 두산(1988~1992) 넥센(2008~2012년)이 5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먼발치서 바라봤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쌍방울은 1991~1995년 5년 연속 가을야구에 나가지 못했다. 현재진행형인 한화의 불명예는 내년에 끝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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