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앤디 밴 헤켄(35)의 불안함은 휴식기 후에도 계속됐다.
밴 헤켄은 지난 3일 잠실 LG전에서 5⅓이닝 5실점(4자책)을 기록하며 팀의 5-11 패배로 시즌 6패째를 안았다. 2007년 리오스(전 두산) 이후 7년 만의 20승 투수는 또 탄생하지 못했고 팀도 2위 확정 매직넘버 3을 줄이는데 실패했다.
밴 헤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61에서 3.71로 높아졌다. 전날까지 평균자책점 3위였으나 이날 맞대결을 펼친 LG 코리 리오단(3.67)의 추격에 밀려 4위까지 떨어졌다. 평균자책점 1위는 삼성 릭 밴덴헐크(3.31)다. 밴 헤켄이 예정된 2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 이상을 달성해야 선두권을 노려볼 수 있다.

항상 승리보다 평균자책점에 의미를 뒀던 그였다. 밴 헤켄은 승리 인터뷰를 할 때 "승리는 동료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나는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마운드를 지키는 것이 역할"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그의 목표는 현실적인 구위 저하 속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
밴 헤켄은 중반 14연승을 달리던 때와 다른 모습이 됐다. 그는 시즌 전반기 20번의 등판에서 14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지만 후반기 9경기에서는 2번에 불과했다. 2012시즌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그다지 경계할 만한 모습이 아니었던 그는 점차 에이스의 모습을 갖춰왔으나 예전의 피칭으로 돌아가고 있다.
밴 헤켄의 높아진 직구와 무뎌진 변화구는 시즌도 문제지만 한달도 남지 않은 포스트시즌에서 더 큰 악재다. 플레이오프 직행의 8부 능선을 넘은 넥센은 비교적 여유있게 가을 야구를 준비하고 있지만 선발진이 약한 팀 사정상 외국인 원투 펀치의 호투가 필수적이다. 1차전부터 분위기를 넘겨준다면 3차전 이후 승부가 어려워진다.
밴 헤켄의 주무기는 그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부터 안정감이었다. 직구가 높아지면 여지없이 장타를 맞았으나 공이 낮게 가면 그의 공을 아무도 치지 못했다. 파워 피처가 아닌 그가 오래 살아남을 수 있던 것도 그 까닭이다. 밴 헤켄이 남은 2경기 등판에서 구위 회복의 열쇠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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