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결과적으론 그렇게 됐다. LA 다저스 아드리안 곤살레스의 노련함이 결국 역전으로 이어진 형국이다.
4일(이하 한국시간)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다저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간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 0-1로 뒤지고 있던 다저스의 3회말 공격. 선두 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세인트루이스 선발 아담 웨인라이트의 3구째(볼카운트 1-1) 몸쪽 볼에 왼쪽 어깨 아랫부분을 맞았다.
다행이 근육 부위에 맞은 푸이그는 크게 아프지 않은 듯 했고 1루로 향했다. 하지만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상황’이 벌어졌다. 다음 타자이던 아드리안 곤살레스와 세인트푸이스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 사이에 언성이 높아지는 가 싶더니 서로의 몸을 밀치며 금방이라도 몸싸움이 시작될 기세가 됐다.

양측 선수들 모두 필드로 몰려 나오기까지 했지만 다행히 상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양측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충돌하지 않았고 만류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흥분해서 소리치는 몰리나를 달래는 얼굴 중에는 선발 투수 웨인라이트도 보였다.
다저스는 지난 해 세인트루이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횡액을 당한 적이 있다. 1차전 1회 타석에 들어섰던 핸리 라미레스가 세인트루이스 조 켈리의 투구에 맞아 갈비뼈에 금이 가고 말았다. 이 때문에 라미레스는 챔피언십시리즈 내내 제 실력을 발휘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해 다저스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실패한 요인 중에 맷 켐프의 부상결장과 라미레스의 부상도 들어 있었다.
이날 곤살레스가 몰리나와 몸싸움도 불사할 기세로 나선 것도 작년의 기억 때문인 것으로 이해됐다.
하지만 이 짧은 순간의 충돌이 그대로 ‘없던 일’이 된 것 같지는 않다. 흥분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던 몰리나는 1-1 동점 후 이어진 2사 1루에서 평소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동점 적시타를 치고 출루했던 핸리 라미레스가 다음 타자 칼 크로포드에게 초구를 던지려는 찰라 2루를 향해 달렸다.
라미레스의 도루를 미쳐 짐작도 하지 못했던 듯 몰리나는 미트에서 두 번이나 볼을 빼내지 못했다. 결국 송구도 못해보고 2루 도루를 허용했다. 라미레스는 올 시즌 도루 14개로 그저 그런 기록이지만 지난 해 디비전시리즈에서도 도루에 성공한 바 있다.
2루에 간 라미레스는 다음 타자 칼 크로포드의 인정 2루타 때 홈을 밟아 2-1 역전에 성공했다. 도루가 없었으면 득점이 불가능할 상황이었다.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다음 타자 후안 유리베 타석에서 나온 폭투 상황도 몰리나답게 대처하지 못했다.
웨인라이트의 투구가 원 바운드이긴 했지만 몰리나는 볼이 빠진 방향을 잃고 허둥대는 모습을 노출했다.
올 해까지 도루저지율 1위를 4번 기록하고 2008년 이후 작년까지 6년 연속 포수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몰리나를 흔들어 댄 것은 다저스의 메이저리그 11년차 고참 곤살레스 인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결과가 그렇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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