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농구] ‘슈퍼스타’ 문태종, “마지막 자유투, 천만다행”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10.04 10: 25

역시 ‘태종대왕’이었다. 문태종(39, LG)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울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대표팀은 3일 오후 인천삼산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전에서 이란과 접전 끝에 79-77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002년 부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후 12년 만에 꿈에 그리던 정상을 밟았다. 아울러 한국농구는 아시안게임에서 남녀가 최초로 동반우승을 거두는 쾌거를 달성했다.
문태종은 가장 중요한 순간, 최고로 빛났다. 필리핀과의 8강 결선에서 한국은 16점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다. 이 때 문태종이 38점을 퍼부어 팀을 구했다. 이란과의 결승전도 마찬가지였다. 문태종은 고비 때마다 터지며 19점을 쏟아냈다.

금메달을 따낸 뒤 문태종은 “정말 좋다. 이겼다. 정말 부담이 많았다. 팬들의 기대에 보답해야한다는 부담이 심했다. 한국에 온 첫 도시 인천에서 우승을 해서 더 기분이 좋다”면서 싱글벙글이었다.
막판 1점을 리드하고 있는 한국은 문태종이 자유투 2구를 얻었다. 그런데 믿었던 문태종이 1구를 실수했다. 침착하게 2구를 성공했지만 불안했다. 이란이 역전 3점슛을 쏠 수 있었다. 에이스 니카 바라미(30점)가 공을 잡았다. 손을 떠난 공은 림을 맞고 튀었다. 12명의 선수들이 일제히 코트에서 하나가 됐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문태종은 “자유투가 짧았다. 1구를 놓치고 2구는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들어갔다. (2점 차로 이기고 있었기에) 3점슛을 맞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란이 3점슛을 쐈지만 들어가지 않아 천만다행이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문태종에게 각별했다. 미국에서 농구를 배웠고, 유럽 정상급 선수로 활약했지만 가슴에는 늘 태극마크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한국 국적을 취득한 문태종은 어머니 앞에서 끝내 그 꿈을 이뤘다. 그는 “한국대표로 딴 금메달이라 정말 특별하다. 어머니가 계속 관중석에서 우셨다. 사촌들도 다 왔다”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름다운 마무리다. 이제 문태종은 짧았던 국가대표팀 생활을 마무리한다. 그는 “김주성이 은퇴한다고 들었다. 나도 그럴 것이다. 금메달로 마감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안녕을 고했다. 경기 후 회식자리에서 문태종은 동료들과 돌아가며 맥주잔을 가득 채운 소주 한 컵을 원샷했다. 또 셀카봉을 사서 사진을 찍는 귀여운 모습을 연출했다. 뼛속까지 한국사람이었다.   
문태종이 보여준 활약상은 아시안게임 베스트5로 선정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국농구는 이제 문태종 없는 미래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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