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DS] '최소홈런' STL, 대포 3방 폭발 '가을본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0.04 11: 36

역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가을 본능은 무서웠다.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 클레이튼 커쇼를 무너뜨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리그 최소홈런 팀이 3방의 대포로 경기를 끝냈다. 2000년대 이후 최다 11차례 포스트시즌 진출팀답게 큰 경기에 강했다.
세인트루이스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4 메이저리그 디비전시리즈 LA 다저스와 1차전에서 10-9 역전승을 거뒀다. 6회까지 1-6으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지만 7회에만 무려 8득점을 폭발시키며 커쇼와 다저스를 침몰시켰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해 리그챔피언십시리즈에서 다저스를 4승2패로 꺾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리즈를 앞두고 대부분 세인트루이스보다 다저스의 손을 들었다. 지난해보다 전체적인 전력이 향상된 다저스가 세인트루이스를 무난하게 제압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세인트루이스의 약점 중 하나가 바로 장타력이었다. 큰 것 한 방으로 분위기가 좌우되는 포스트시즌에서 세인트루이스의 약점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세인트루이스는 올 시즌 팀 홈런이 105개로 내셔널리그 최하위였고, 메이저리그 전체로 봐도 캔자스시티 로열스(95개)만이 그들보다 적었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는 1차전부터 홈런으로 다저스를 눌렀다. 그것도 3방의 홈런이 터졌다. 지난해에도 세인트루이스는 팀 홈런 27위(125개)에 그쳤지만 포스트시즌 17경기에서 10개의 홈런을 치며 월드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가을만 되며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더욱 끈질기고 무서워지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1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랜달 그리척이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1-6으로 뒤진 6회 2사 주자없는 시점에서도 맷 카펜터가 커쇼를 상대로 초구에 중월 솔로 홈런으로 연결시키며 추격을 알렸다. 그 여세를 몰아 7회 4연속 포함 안타 6개를 몰아치며 역전시켰다.
카펜터가 중견수 방면으로 빠지는 싹쓸이 역전 3타점 2루타를 작렬시키며 7-6으로 역전한 세인트루이스는 커쇼가 내려간 후 마운드에 올라온 페드로 바에스를 상대로 그리척이 볼넷을 골라낸 다음 맷 홀리데이가 초구에 좌월 스리런 홈런을 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0득점 중 5득점을 홈런으로 만들었다.
커쇼는 6⅔이닝 8피안타(2피홈런) 8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해 리그챔피언십시리즈 6차전 4이닝 10피안타 7실점에 이어 포스트시즌 사상 첫 2경기 연속 7실점 이상 허용으로 불명예를 썼다. 공교롭게도 2경기 모두 세인트루이스전이었다. 최고 에이스라도 빈틈이 보이면 쉴 새 없이 무섭게 공략한다.
세인트루이스도 에이스 아담 웨인라이트가 4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지만 타선이 10안타 10득점으로 집중력을 발휘, 화끈한 방망이의 힘으로 이겼다. 카펜터가 2안타 4타점, 홀리데이가 2안타 3타점, 존 제이가 2안타 1타점으로 멀티히트를 치며 각 타순에서 고르게 활약했다. 가을이 오면, 세인트루이스는 무서울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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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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