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아시안게임서 한국 남녀 하키대표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여자대표팀은 중국에 설욕전을 벌이며 16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건 반면 남자대표팀은 광저우 노메달의 수모를 금빛으로 물들이려 했지만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 16년 만에 금메달 한 푼 여자
한국 여자 하키 대표팀이 16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상대는 3연속 대회를 제패했던 중국이었기에 더욱 값졌다. 한진수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지난 1일 인천 선학하키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필드하키 결승서 3쿼터 4분 20초에 터진 김다래의 결승골에 힘입어 중국을 1-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여자 하키는 지난 1998년 방콕 대회에 이어 16년 만에 아시아 패권을 탈환했다. 2002년 부산 대회부터 2010년 광저우까지 3연속 우승을 달성했던 중국은 4연패 달성이 눈앞에서 좌절됐다. 아울러 한국은 4년 전 광저우에서 중국에 당했던 결승 패배를 깨끗이 되갚았다.
한진수 감독은 "16년 만에 금메달을 따게 되어 기쁘다. 2006년 도하 때부터 감독을 맡았다. 제대로 설욕한 것 같아 아주 기쁘다"고 16년 만의 정상 탈환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 부산-도하 영광 재현 못한 남자
남자대표팀은 금빛 도전이 아쉽게 무산됐다. 신석교 감독이 이끄는 남자대표팀은 2일 인천 선학하키경기장에서 벌어진 대회 3-4위 결정전서 말레이시아를 3-2로 제압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표팀은 앞서 대회 준결승서 강호 인도에 0-1로 패배, 아쉽게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남자 하키는 광저우 대회 전까지 아시아 최강 자리를 지켜왔다. 2002 부산 대회와 2006 도하 대회서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4년 전 광저우서 빨간 불이 켜졌다. 노메달의 수모를 겪었다. 절치부심, 4년을 기다리며 구슬땀을 흘렸지만 끝내 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 투자 없인 성적도 없다
신석교 남자대표팀 감독은 인도전서 패한 뒤 이런 말을 남겼다. "인도는 상당히 많은 국제경기를 치렀다. 자국에서 세계 8강 경기와 월드리그 파이널을 유치했다. 우리는 협회의 어려운 상황으로 국제경기를 할 기회가 없었다. 이런 팀한테 지는 것이 자존심 상한다. 인도가 버틴 이유는 국제대회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하키도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 더 많은 투자와 국제대회 경험이 필요하다. 코치문제가 아니라 국제대회 경험을 가져야 한다."
투자 없인 성적도 없다는 것을 여실히 일깨워 준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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