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에도 흔들리지 않은 전북, 비결은 '훈련 또 훈련'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10.05 06: 20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4일 성남전을 마치고 첫 마디로 "기억에 남는 경기가 될 것 같다"며 긴 숨을 토했다. 이유가 있었다. 1년 동안 치르는 많은 경기들 중에서도 참 어려운 경기에서 힘겹지만 의미있는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4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30라운드 성남과 경기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최근 7경기 무패(4승 3무) 행진을 이어가며 17승 8무 5패(승점 59)로 리그 선두를 지켰다.
승점 3점을 위한 대결은 초반부터 치열했다. 하지만 이주용이 전반 18분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경고를 받은데 이어 전반 24분 박진포의 역습 상황에서 다시 한 번 거친 태클을 범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른 시간에 이주용이 퇴장당하면서 전북은 수적 열세에 시달렸고, 누가 봐도 성남에 유리한 쪽으로 분위기가 흘렀다.

하지만 선두 전북은 강했다. 전북은 이주용의 갑작스러운 퇴장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전반 30분, 레오나르도를 기점으로 이승렬이 골문 바로 앞까지 밀어준 패스를 한교원이 놓치지 않고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자칫 성남 쪽으로 넘어갈 수 있었던 분위기를 단숨에 전북으로 끌고 오는 계기가 됐다.
경기 후 최 감독도 "일년 동안 경기를 하다보면 여러 종류의 경기를 하게 되는데 오늘도 기억에 남는 경기가 될 것 같다. 한 선수가 전반에 일찍 퇴장을 당했고, 정상적으로 경기 운영을 할 수 없었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가지고 어려운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땄다"며 선수들의 투혼을 칭찬했다.
전북이 이처럼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오히려 곧바로 선제골까지 만들어낼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비결은 놀라울 정도로 간단했고, 그래서 더 감명깊었다. 늘 하는 훈련이 곧 이날, 기억에 남을 승리를 만들어낸 비결이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평소 훈련을 할 때 10대8, 9로 경기하는 훈련도 한다. 퇴장 당했을 때 지역적으로 내려서는 훈련을 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열명이서도 좋은 경기를 했다. 평소 훈련한대로 잘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축구, 어떤 상황이 있을지 모르는 만큼 철저한 대비를 한 보람이 있었던 셈이다. 여러 가지 상황을 미리 내다보고 대비한 최 감독의 혜안과,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훈련대로 잘 싸운 선수들이 빚어낸 이 승리는 전북이 왜 선두를 달리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하나의 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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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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