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 신고식’ 트라웃, 반전 드라마 쓸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0.05 10: 01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의 유력 후보인 마이크 트라웃(24, LA 에인절스)이 혹독한 포스트시즌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팀도, 스스로도 벼랑 끝에 몰린 가운데 3차전부터는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 전체 승률 1위를 기록했던 에인절스는 캔자스시티 로얄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1·2차전을 모두 내주며 탈락 위기에 몰려 있다. 1차전에서는 연장 11회 혈투 끝에 2-3으로 졌고 2차전에서도 역시 연장 11회 승부를 벌였으나 1-4로 졌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이어진 캔자스시티의 상승세를 막지 못하는 모습이다.
홈에서 2연패, 그것도 연장 2연패라는 측면에서 에인절스는 큰 타격을 받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마운드 소모가 심했던 캔자스시티로서는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도 걸린다. 장기전으로 가도 전망이 그렇게 밝지는 않다는 의미가 될 수 있는 까닭이다. 결국 비교적 선전한 마운드보다는 타선의 침묵이 뼈아프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트라웃의 부진이 가장 도드라진다.

트라웃, 알버트 푸홀스, 하위 켄드릭으로 이어지는 에인절스의 상위타선은 분명 경쟁력이 있다. 데이빗 프리즈는 포스트시즌에서 강했던 면모가 있고 조시 해밀턴은 올 시즌 부진과는 별개로 이름값 자체가 주는 일말의 기대감이 있다. 타선에 큰 기대가 걸렸던 이유다. 그러나 2번으로 나서는 트라웃이 부진하자 공격의 흐름이 꽉 막힌 모양새다. 트라웃은 1·2차전에서 도합 8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볼넷 2개를 고른 것이 전부다.
데뷔 때부터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트라웃이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신참이나 마찬가지다. 이번이 포스트시즌 신고식이었다. 분명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경기장을 감돌고 있는 공기부터가 다르다. 이런 분위기, 그리고 중압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제 아무리 좋은 선수라고 해도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지금의 트라웃이 딱 그런 모습이다. 스윙은 위축되어 있고 안타가 나오지 않자 더 조급해지는 모습도 보인다. 안타도 안타지만 타구의 질 자체가 평소 트라웃만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누가 대신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타선 전체가 집단 난조에 빠졌던 에인절스의 상황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결국 트라웃이 스스로 이 난국을 헤쳐 나와야 한다. 트라웃의 공격적인 부분에서의 성적은 에인절스의 이번 시리즈 성패를 쥐고 흔들 공산이 매우 높다. 천재 타자의 첫 포스트시즌은 비극이 될까, 아니면 드라마가 될까. 트라웃과 에인절스는 6일 오전 8시 30분부터 3차전에 임한다. 제임스 쉴즈(정규시즌 14승8패 평균자책점 3.21)가 트라웃의 앞길을 막아서기 위해 안방서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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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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