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야구·소프트볼 결산] 전승 우승 2연패, 계속되는 논란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4.10.05 06: 20

금메달 따면 본전, 못 따면 역적. 야구 대표팀 류중일 감독을 대회 기간내내 괴롭힌 생각이다. 말 그대로 아시안게임은 부담스러운 대회다. WBC야 우리와 대등한, 그리고 우리보다 뛰어난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대회지만 아시안게임은 우리만 정예 전력을 출전시키고 일본과 대만은 한 수 아래 선수들이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부담스러운 대회다.
감독 뿐만아니라 선수들도 느끼는 부담감, 그리고 중압감이 엄청났다. 그래도 야구 대표팀은 5경기 모두 승리로 장식하면서 아시안게임 야구 2연패에 성공했다. 예선 3경기는 모두 콜드게임으로 승리하며 단 1점도 내주지 않았지만, 중국과의 준결승은 동점까지 간 끝에 7-2로 이겼고 결승 대만전은 8회까지 끌려가다가 6-3으로 간신히 역전승을 거뒀다.
▲ 갈채가 없었던 AG 2연패

아시안게임 야구는 한국과 일본, 대만 3국의 잔치가 된지 오래다.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이후 이번 대회까지 총 6번의 아시안게임과 야구가 열렸는데 금은동 모두 3국에서만 나왔다. 또한 중국은 이번 대회를 포함해 6회 연속 4위에 머물렀다.
아시아에서 제대로 야구를 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대만 정도가 전부다. 이는 성적으로 드러난다. 게다가 중국이 6번 연속 4위라는 사실이 더욱 심각하다. 야구로 중국을 넘어 설 아시아 국가가 아직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야구가 금메달을 따내자 '야구를 아시안게임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3국만 제대로 하는 종목을 아시안게임에 둘 이유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게다가 병역혜택을 초점을 둔 듯한 일부 선수의 부적절한 인터뷰는 논란을 부채질했다.
아무리 실력에 차이가 난다고 해도 단기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는 게 야구다. 그리고 그게 야구의 매력이다. 대만이 마이너리거 위주의 유망주로 팀을 꾸린 것도, 일본이 사회인야구 선수가 주축이 돼 대회에 출전한 것도 한국의 금메달을 퇴색시킬 수는 없다.
▲ AG 우승으로 웃은 자는?
일단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작년 WBC 1라운드 탈락인 '타이중 참사'로 국제대회에서 상처를 받았던 류중일 감독은 이번 대회 전승우승의 각오를 다졌다. "금메달 따봐야 본전, 못 따면 죄인 되는 거 아닌가. 그래도 금메달 자신 있다. 못 따면 비난 받을 각오도 되어 있다"는 것이 류중일 감독의 출사표였다. 그리고 그는 보란듯이 5승 전승으로 국제대회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또한 13명의 병역 미필 선수들은 혜택을 받게 됐다. 이들은 4주 간의 군사훈련만 받으면 된다. 이후 예비군 훈련에만 정상적으로 참석하면 병역을 마친 것이 된다. 이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는 엔트리 발탁을 놓고 설왕설래가 심했지만 '팀 코리아'는 이런 논란을 뒤로하고 우승에 성공했다.
끝으로 김광현은 해외진출 자격을 얻었다. 해외진출을 위한 자격일수에 1주일이 부족했던 김광현은 아시안게임 우승 덕분에 올해를 끝으로 만 7년을 채웠다. 이제 구단 동의하에 해외진출 모색이 가능하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 여자 소프트볼, 또 한 번의 좌절
아시안게임 사상 첫 메달을 노리던 여자 소프트볼은 이번에도 고배를 마셨다.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 필리핀, 태국 6개국이 출전한 이번 소프트볼은 조별예선 풀리그와 4강을 거쳐 결승전을 치렀다. 한국은 조별예선 5경기에서 태국을 상대로만 승리를 거두고 나머지 4경기는 모두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여자 소프트볼은 일본 1부리그에서 활약 중인 배유가를 대표팀에 포함시키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저변부족을 통감하고 메달을 따지는 못했다. 5경기 득점은 8점, 그리고 실점은 18점이었다.
한국 소프트볼 실업팀은 고작 5개 뿐, 경기장 시설도 부족하고 사람들의 관심도 적다. 4년 뒤 다시 첫 메달에 도전할 소프트볼 대표팀, 이들의 첫 메달 획득을 위해 4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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