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크리켓 결산] 첫 출전, 절반의 성공과 남겨진 숙제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4.10.05 13: 05

한국은 4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단 한 종목을 뺀 41개 종목에 선수단을 파견했다. 당시 빠진 한 종목이 바로 크리켓이었다. 크리켓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남녀 모두 국가대표를 출전시켜 팬들 앞에 선을 보였다. 하지만 아직도 생소하기는 마찬가지다. 좀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 절반의 성공, 하지만 미래 불투명한 男 대표팀
조별예선 1승 1패로 준준결승에 오른 한국은 세계 최강인 스리랑카를 만나 물러서지 않고 싸웠지만 55-172로 대패했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포진한 스리랑카와의 격차를 확인한 한국은 조별예선 중국전을 통해 공식경기 첫 승이라는 성과를 거두고 이번 아시안게임을 마감했다.

준결승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조별예선에서 말레이시아에 패한 뒤 중국을 누른 것은 크리켓의 경사였다. 국가대표팀이 구성되고 2년도 채 되지 않은 한국이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전부터 크리켓 대표팀이 존재했던 중국을 이겼다는 것은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누군가에게는 이것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에는 크리켓 실업팀이 없는 상태다. 김경식은 “당장 앞으로의 일정과 거취에 대해 말씀드리기가 힘들다. 다른 종목 선수들은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소속팀으로 돌아가지만, 우리는 돌아갈 곳이 없다”며 걱정했다.
이 감독도 아쉬움을 숨길 수는 없었다. 그는 “대한민국 모든 종목 선수단 중 선수들의 소속팀이 없는 종목은 크리켓뿐이다. 기업이나 지자체에서 크리켓에도 작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선수들이 각자 생계도 포기한 채 아시안게임만 보고 왔는데, 나이가 들어가는 선수들도 있어 생계로 인해 떠나는 일도 많을 것이다. 훈련된 선수들이 떠난다는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 성장의 기폭제 될 女 대표팀의 소중한 경험
여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 중국, 홍콩과 대결해 2패를 당하고 세계의 벽을 확인했다. 하지만 야구선수 출신 위주인 남자 대표팀과 달리 공개모집을 통해 주부를 포함한 다양한 직업군의 선수들이 들어왔고, 팀이 구성된 것도 6개월 남짓이라 아직은 경기력을 가지고 비판을 가할 수는 없다. 첫 걸음을 뗐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뿐이다.
백지 상태의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성장 속도는 빠르다. 그간 한국에는 제대로 된 크리켓 경기장이 갖춰져 있지 않아 연습경기를 하기도 힘들었지만, 이런 정식 대회에서 타국 대표팀과 2번이나 맞상대를 했다는 것은 성장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여자 대표팀은 2018 자카르타 대회 메달권 진입을 목표로 다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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