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양궁은 대한민국 선수단의 금밭이었다. 최초로 컴파운드 종목이 도입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양궁에 걸린 금메달 8개 중 5개를 가져왔다. 그리고 은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도 보탰다. 여자는 리커브와 컴파운드 전 종목을 석권했다. 아직 과도기에 있는 남자 컴파운드만 보완하면 세계 최강의 위치를 지킬 수 있다.
여자 선수들은 더 좋은 수 없는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양궁의 8개 세부종목 중 가장 마지막에 끝난 남자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가져왔고, 여자 선수들이 리커브와 컴파운드 전 종목을 석권하는 등 한국은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선전했다. 당초 목표했던 8종목 석권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경쟁국들의 추격을 불허하는 기량이었다.
▲ 공정했던 대표 선발전, 금빛 구상의 시작

공정하고도 체계적인 대표 선발 방식은 무한경쟁을 불렀다. 이번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단체전과 개인전에 나설 선수를 고르기 위해 사전에 공지한 기준에 따라 엄격한 과정을 거쳤다. 이를 통해 남녀 리커브와 컴파운드 개인전에 나설 2명, 그리고 단체전에 출전하는 3명(개인전 출전자 2명 포함)이 결정됐다. 4명 중 1명은 아쉽게 어떤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하는 구조다.
무한경쟁을 통해 가장 좋은 선수를 활용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대표팀은 대표 선발전 후 있었던 3번의 국제대회(60% 비중)와 아시안게임 예선(40% 비중)을 통해 최종 출전자를 확정했다. 최근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쓰기 위해 아시안게임 예선 결과를 40%나 반영했다. 각 국제대회가 20%씩의 비중을 가진 것에 비해 아시안게임 예선은 2배나 중요했다.
양궁 대표팀을 이끄는 장영술 총감독은 “옛날 같은 경기방식이라면 8개 종목에서 금메달 8개도 가능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래도 어떤 조건에서든 잘 쏘는 선수가 잘 쏘게 되어 있다”며 한국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 변경에 신경 쓰기보다는 어떤 방법으로도 넘을 수 없는 실력을 쌓는 일에 골몰하고 있었다. 공정한 대표 선발 방식과 이를 위한 무한경쟁을 유도하는 것은 한국 양궁이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 견제에도 끄떡없는 리커브
전통의 강세 종목인 리커브는 이번에도 최강의 위치를 지켰다. 예선에서 남녀 모두 압도적인 기량으로 1~3위를 석권했다. 토너먼트에서도 남자 리커브 대표팀이 단체전 준결승에서 중국에 패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기대만큼의 성적을 냈다.
여자 대표팀은 맏언니 주현정(32, 현대모비스)의 희생을 통해 합류한 이특영(25, 광주시청)이 힘을 더하며 세트제라는 변수에도 불구하고 단체전 금메달을 이끌어냈다. 한국 선수들 간의 대결로 압축된 개인전 결승에서는 정다소미(24, 현대백화점)가 장혜진(27, LH)을 누르고 2관왕에 올랐다.
오진혁은 남자 양궁의 자존심을 지켰다. 남자는 이번 대회 리커브와 컴파운드를 통틀어 금메달 없이 대회를 마감할 위기에 처해 했었다. 그러나 오진혁이 양궁 마지막 날 마지막 발에 승부가 갈리는 기적적인 승부 속에 승리해 한국은 5개의 금메달로 대회를 마칠 수 있었다.
▲ 새로운 메달밭 가능성 보여준 컴파운드
이번 아시안게임부터 새롭게 도입된 컴파운드에서는 절반의 성공과 실패를 맛봤다. 여자는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했지만, 남자는 메달이 없었다. 하지만 아직 역사가 길지 않은 만큼 리커브에서의 체계적인 훈련 방법을 적용해 육성한다면 향후 전략종목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
최보민(30, 청주시청)과 석지현(24, 현대모비스)은 세계 정상급 컴파운드 궁사라는 것을 이번 대회에서 입증했다. 각각 개인전 금메달과 은메달을 수확한 이들은 김윤희(20, 하이트진로)와 힘을 합해 단체전 우승도 일궈냈다. 컴파운드로는 이제 막 전성기가 시작될 선수들이다.
남자의 경우 개인의 기량을 좀 더 보완해야 단체전에서도 더 높은 성적을 기대해볼 수 있다. 최용희(30), 민리홍(23, 이상 현대제철) 등이 조금만 기량을 끌어올린다면 한국은 단체전에서의 경쟁력도 커진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들이 당분간은 컴파운드를 이끌 주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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